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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형 실버타운 '서울시니어스타워' 르포
[실버산업] 화려한 인생의 황혼녘 "외로움 느낄 새가 없네요"
가족같은 이웃과 어울리며 새 인생 사는 행복한 노년
노인 특성 고려한 주거환경과 건강관리…노인들의 천국






“좋은 친구와 선배들 만나 매일같이 즐겁게 식사하고 유익한 대화를 나누다 보니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어요. 남편과 사별하고 직장에서도 정년 퇴직한 뒤 집에 있으면서 적잖이 외로움을 탔었는데 여기 들어와서는 한 번도 혼자라는 생각이 들지 않더군요.”

대표적인 도심형(도시형) 실버타운 ‘서울시니어스타워’에 사는 김종호(69ㆍ여) 씨에게 쓸쓸한 노후란 남의 이야기다. 오히려 사는 재미가 날마다 새록새록 더해간다고 한다. 자식, 손자들과 함께 살아도 TV 보는 게 유일한 소일거리였다는 김인화(79) 씨. 그 역시 이곳에 둥지를 튼 뒤 비슷한 또래의 이웃들과 어울리며 새 인생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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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얼굴을 맞대고 같은 취미를 즐기는 회원들이 가족처럼 편해. 덕분에 집에 들어가면 생기곤 했던 외로움과 허전함도 말끔히 사라졌지. 생전 부르지 않던 노래에도 재미를 붙여 하루 1~2시간씩 부르지 않으면 잠이 오지 않을 정도야.”

서울시니어스타워에 입주한 회원들은 이곳 생활에 대부분 만족감을 나타낸다. 노인들의 신체적 특성을 최대한 배려한 주거 환경과 세심한 건강 관리, 각종 여가 선용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항상 미소 짓는 직원들과 가족 같은 이웃들까지. 무엇 하나 아쉬운 점을 찾아 내기가 쉽지 않다. 세간에 알려진 ‘노인들의 천국’이라는 평이 결코 과장만은 아닌 것이다.



회원들 위한 세심한 배려 돋보여
서울시니어스타워는 1998년 서울 신당동에 처음 문을 연 후 채 1년도 되지 않아 전체 144세대가 입주 완료되고, 현재 100여 세대가 순서를 기다릴 만큼 수요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2003년에는 이런 열기에 부응해 서울 강서구 등촌동과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잇달아 2ㆍ3호 타워를 설립했다. 또 올 9월에는 서울 강서구 가양동에서 ‘실속형 실버타운’을 표방한 4호 타워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각각의 타워는 외관과 규모, 입주 조건에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운영 시스템은 거의 동일하다. 1호 타워의 성공 노하우를 나머지 타워들이 그대로 이어 받았기 때문이다. 도심형이라는 특성도 서울시니어스타워의 공통점이다.

강서 지역 중심부인 등촌동에 자리잡은 서울시니어스강서타워의 사례를 살펴 보자. 이곳은 우선 지하철역과 가까운 데다 올림픽대로, 강변북로 등 도시 고속화 도로망과도 인접해 있어 교통이 아주 편리하다. 자연히 입주 彭?가젓?친지들의 만남이 한결 수월할 수밖에 없다. 김은미 마케팅 팀장은 “퇴근길에 들러 부모님을 만나거나 함께 식사하는 방문객이 적잖은 데다 친구들을 초대해 어울리는 회원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도심에 위치했지만 지척 거리에는 자연 녹지도 있다. 특히 타워 바로 맞은편의 우장산(98.9m)과 일대 공원은 어르신들이 산책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느릿느릿 걸음으로도 10여분이면 도착할 수 있고 산세도 온화해 많은 회원들이 매일 찾는 곳이다. 타워 1층에 하늘을 천장 삼아 꾸며진 200평 규모의 정원도 자연의 생기를 맘껏 들이쉴 수 있는 장소로 손색이 없다.

회원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는 내부 시설 곳곳에서 더 잘 드러난다. 객실 내부에는 비상 호출용 벨이 침실과 거실, 화장실 등 손이 닿는 곳 어디에나 설치돼 있다. 천장에는 생활리듬 센서라는 기기가 달려 있는데, 이것을 통해 일정 시간 동안 회원의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으면 간호팀이 곧바로 출동한다. 노인들에게 갑작스럽게 닥칠 수 있는 건강상의 재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장치들이다. 복도 양끝에 설치된 CCTV도 같은 용도로 운영된다.



지하 2층에 위치한 건강관리실, 수중치료실, 탁구장 등은 회원들의 평소 건강 관리에 큰 역할을 한다. 특히 전문가들의 운동 처방에 따라 각종 헬스 장비를 이용하는 건강관리실 덕을 본 회원들이 제법 많다. 러닝머신과 간단한 근력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는 김용각(84) 씨는 “나이에 비해 건강하고 젊어 보인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며 만족해 했다.

한 층을 올라오면 노래방, 문화센터, 당구장, 서예실, 정보센터, 영화ㆍ음악감상실, 커뮤니티홀 등 다양한 문화 시설들이 회원들의 여가 생활을 풍성하게 해준다. 당구장에서는 머리 희끗희끗한 남녀 회원들이 어울려 ‘나이스 큐’를 연신 외치는가 하면, 정보센터에서는 컴퓨터를 뒤늦게 배운 회원들이 손주들과 이메일을 능숙하게 주고 받기도 한다.

다양한 문화시설로 효과적 여가활용
이 같은 시설 외에도 회원들의 문화 생활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취미 프로그램들이 다양하게 마련돼 있다. 레크리에이션, 수영교실, 국선도, 보드게임, 게이트볼, 노래교실, 시니어로빅(노년층을 위해 고안된 유산소 운동) 등이 그런 예들이다. 몇몇 프로그램에서 의기투합한 회원들은 동호회를 만들어 더욱 적극적인 활동을 벌이기도 한다고.

타워의 1ㆍ2층에는 강서송도병원이 자리잡고 있다. 사실 서울시니어스타워의 강점 중 하나가 병원과의 긴밀한 연계 시스템이다. 이는 타워의 뿌리가 송도병원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전담 간호사들은 회원 개개인에 대한 간호 기록과 함께 외래 진료나 타 병원 입원 기록까지도 꼼꼼하게 관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강서송도병원은 비용이 1만원 미만인 경우에 한해 회원들에게는 무료 검진 혜택을 준다. 1년에 2회 실시하는 무료 종합검진도 눈에 띄는 특전. 무엇보다도 의료진이 회원들을 위해 24시간 대기한다는 점이 가장 두드러지는 대목이다.

회원들 중에는 타워가 제공하는 식단의 매력에 푹 빠진 사람들도 적지 않다. 회원들의 연령과 건강적 특성을 충분히 고려한 데다 입맛까지 챙긴 음식 앞에서 없던 식욕도 살아난다는 것. 유방암 수술을 받은 적이 있는 김우련(81ㆍ여) 씨는 “매번 바뀌는 메뉴가 다음 식사를 기다리게 해줄 뿐 아니라 영양가 있는 음식을 규칙적으로 섭취한 때문인지 몸도 건강해졌다”며 환하게 웃었다.

실속형 실버타운 시대 연다
9월 분양 가양동 서울시니어스타워

"실버타운을 10년 가까이 해오다 보니 수요자들이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됐습니다. 노령층의 고령화가 갈수록 심해지는 것은 하나의 예입니다. 저희들이 최적의 시설과 서비스, 식단을 제공하더라도 이를 이용하기 힘든 정도의 노령층이 점차 많아진다는 것이죠."

오덕만 서울시니어스타워 복지사업본부장은 실버타운 운영 시스템도 이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한다. 평균 수명 연揚막?인해 '초고령' 회원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거동조차 불편한 이들에게 서비스 중 상당수는 불필요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앞으로 두터운 수요자 층을 형성할 전후 베이비붐 세대(1953~1965년 출생자)의 특성 또한 실버타운의 개념 전환을 요구한다는 주장이다.

"베이비붐 세대는 이전 실버 세대와는 다른 점이 많습니다. 지출은 합리적으로 하면서 품격도 유지하려는 성향이 짙죠." 자신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원하는 가격으로 얻으려는 것이 잠재적 수요자들의 특성이라는 것이다.

이들에게 기존의 도심형 실버타운은 불합리한 요소가 적지 않다. 우선 입주 비용이 턱없이 비싸다는 볼멘소리가 높다. 예를 들어 아파트와 비교하면, 같은 평수에 비해 가격은 높으면서 전용 면적은 오히려 훨씬 적다. 통상 실버타운의 전용 면적은 50% 안팎에 불과하다. 각종 공용 시설 등에 개별 입주자의 분양 면적이 절반 가량 포함되기 때문이다. 천편일률적으로 적용되는 식대와 시설이용 선납금 역시 불합리하기는 마찬가지다.

서울시니어스타워가 실속형 실버타운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바로 이런 배경에서다. 올 9월부터 분양에 들어가는 서울 가양동 시니어스타워는 몇 가지 점에서 벌써부터 실속파, 알뜰파 노년층의 관심을 끌고 있다.

우선 지하층에 들어갈 각종 공용 시설을 회사 측이 부담해 짓기로 했다. 때문에 객실의 전용 면적은 일반 아파트 수준인 70% 이상으로 대폭 늘어나게 됐다. 또한 입주시 거액의 시설이용 선납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입주자가 원하는 시설과 서비스를 이용한 뒤 해당 비용만 지불하면 되는 구조다. 관리비 역시 필수 시설에 대한 일반 관리비만 받고 나머지는 입주자 선택에 따라 추가된다.

총 400여 세대가 입주할 가양타워의 분양가는 평당 1,000만원 대이고 평수는 12~30평형 대의 중ㆍ소형 위주로 결정됐다. 이에 따라 도심형 실버타운의 대중화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으로도 보인다.

가양타워의 또 다른 특징으로는 단지 내에 재활 시설과 간병 시설을 함께 갖춘다는 것이다. 때문에 부부 중 한 사람이 장기간의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에 헤어져 있지 않아도 된다. 실버타운 입주자들의 평균 연령이 70대 후반일 정도로 고령화하면서 덩달아 각종 질환의 발병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사실을 감안한 대목이다.

노인들만의 폐쇄적인 공간이 아닌 인근 주민, 다른 연령층과 만나는 열린 공간으로 가양타워를 꾸민다는 복안도 눈길을 끈다. 어린이집이나 유아원을 단지 안에 유치하고, 이웃 주민들과 어울리는 노인 전용 공연장 등을 설치한다는 것이다. 자칫 생기를 잃기 쉬운 실버타운의 단점을 보완하자는 세심한 배려다.



김윤현 기자 unyon@hk.co.kr  
사진=임재범 기자


입력시간 : 2005-07-07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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