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 주차공간 찾아 핸들 돌려 파킹 '신기하네'

타이거(Tiger)와 이구아나(Iguana)의 합성어인 폭스바겐 티구안(Tiguan).

지난 7월 출시 전부터 화제가 된 것은 티구안의 자동일렬주차기능을 눈으로 몸으로 느껴보고 싶었던 이유다.

차량이 알아서 주차공간을 측정하고 핸들을 돌리며 주차하는 티구안이 초보운전자들과 공간감각이 떨어지는 여성 운전자들이나 한국과 같은 도로 사정에 잘 어울릴 만한 차량이라는 생각에서 일 것이다.

일렬주차가 가능한 서울시내 공용주차장에 진입하며 센터페시아 아래 ‘P’버튼을 살짝 터치하자 계기판 가운데 트립컴퓨터에 일렬주차 화면이 보이며 계속 직진하라는 지시를 하다가 빈공간을 지나는 순간 주차공간을 확인했는지 후진기어를 넣으라는 지시와 함께 핸들에서 손을 떼고 후진기어를 넣자 핸들이 좌우로 휙휙 돌아가며 주차의 달인이 운전하는듯한 환상적인 주차를 거침없이 한다.

말로만 듣던 티구안의 ‘파크 어시스트(Park Assist)’ 기능을 몸으로 느끼는 순간 나도 모르게 입이 벌어진다. 신기할 따름이다.

폭스바겐 차량의 디자인이 눈에 익어서 그런지 굴곡으로 기교를 부린 라이트를 제외하곤 겉모습은 소박하다.

차체 크기는 길이가 4,427㎜로 골프와 투아렉의 중간크기, 넓이 1,809㎜, 높이 1,683㎜.

운전석에 앉아 주위를 둘러보면 뭔가 허전한 느낌을 받지만 구석구석 둘러보면 튀지 않으면서 특별한 기능을 가진 스위치들이 즐비하다.

선루프 오픈을 위해 시선을 위로 올리면 눈동자를 따라 고개가 180도까지 돌아간다. 시원시원하게 유리로 덮힌 파노라마 선루프다. 기존 선루프에 비해 3배 크기라곤 하지만 내 눈엔 훨씬 더 커보인다. 일어서서 몸을 밖으로 내보내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개방하고 달리면 마치 오픈카를 타고 달리는 착각에 빠질지도 모르겠다.

2.0 TDi(디젤)와 2.0 TSI(휘발유) 두가지 모델 중 시승한 차량은 TDi모델.

140마력의 부족하지 않은 고출력과 32.6㎏.m의 높은 토크를 발휘하며 배기가스 유로5를 만족시키는 리터당 연비는 12.2㎞. 실제 정속주행해보면 리터당 20㎞가까이 나오는 경우도 많았다.

디젤엔진 특유의 낮은 소리를 시작으로 차츰 속도를 올리자 변속충격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6단 팁트로닉으로 계기판의 rpm바늘의 움직임과 엔진음으로 구분이 갈 정도다.

오른발에 약간의 힘만 가했을 뿐인데 시속 140㎞를 거침없이 통과하더니 170㎞/h에서 주춤하다 힘겹게 200㎞/h를 통과한다. 중고속에서 토크로 강하게 밀어붙이는 느낌이 인상적이다.

출시 1주일 만에 초기 배정물량 200대가 계약되며 인기를 예감한 티구안은 지난 10월까지 4개월간 517대가 계약된 인기모델로 자리 잡았다.

가격은 2.0 TDi모델이 4,170만원, 2.0 TSi모델이 4,520만원이다.



글·사진=임재범기자 happyyjb@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