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면으로 옮긴 '해설이 있는 음악회'하이든서 쇼스타코비치까지 10명의 클래식 작곡가와 대표 교향곡 소개금난새 지음/ 생각의 나무 펴냄/ 15,000원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이후 클래식 음악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이전보다 높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클래식 음악은 대중에게 ‘넘지 못할 산’과 같은 존재다.

우선 외국어로 쓰인 알 수 없는 제목부터 이름도 긴 외국 작곡가와 연주자들은 귀보다 눈에 관심을 두게 한다. ‘주옥같은’ 클래식 음악을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서는 우선 공부부터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어깨를 짓누른다.

대중들의 이런 부담감을 아는지 지휘자 금난새는 “예술은 일상생활에 젖어야 있어야 한다”며 1980년부터 12년간 맡아온 KBS 교향악단을 그만두고 지방 악단인 수원시향으로 둥지를 틀었다. 그가 꾸준히 해온 ‘해설이 있는 음악회’는 중고생에게 눈높이를 맞춘 친절한 설명과 뛰어난 연주로 가장 대중적인 공연이 됐다.

그가 낸 신간 <금난새의 내가 사랑한 교향곡>은 음악에 대한 이런 ‘무한애정’으로 쓰여 진듯하다. 해설이 있는 음악회를 지면으로 옮긴 것 같은 이 책은 하이든부터 쇼스타코비치까지 10명의 클래식 작곡가와 대표 교향곡에 관한 ‘스토리’를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하이든은 여러 작곡가들이 발전시킨 교향곡을 완성시킨 인물이다. 하이든에 이르러 교향곡은 그 모습을 분명히 드러내고 하나의 완성된 예술양식으로 자리 잡게 된다. 하이든은 35년 동안 교향곡을 작곡했는데 그 기간 교향곡을 고전주의 최고의 장르로 발전시켰다. 하이든이 ‘교향곡의 아버지’라 불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베토벤에 이르면 교향곡은 거대한 산을 이룬다.

하이든과 모차르트의 뒤를 이어 베토벤은 교향곡의 형식과 내용을 완성했다. 그가 남긴 아홉 편의 교향곡은 고전주의 교향곡을 완성시켰고 낭만주의 교향곡의 모체가 됐다. 교향곡 3번 ‘영웅’에서 강한 개성을 드러내기 시작한 그의 교향곡들은 낭만주의 작곡가들에게 영향을 주어 자유로운 형식에 문학적인 요소를 도입하는 것으로 발전했다.

쇼스타코비치는 정치적이고 이데올로기적 탄압으로 고난의 삶을 산 작곡가다. 스탈린이 그의 오페라 ‘므첸스크의 맥베스 부인’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아 호된 비판을 받고 29년 동안 이 곡은 연주금지곡이 됐다. 그의 교향곡 5번 ‘혁명’을 발표하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고 복권되어 다시 인민의 우상으로 떠올랐지만, 고립된 소련 사회에서 자신의 소리를 어떻게 표현하느냐로 고민했다.

마치 교향곡을 처음 접하는 관객에게 조목조목 교향곡의 어원과 발전사, 작곡가와 연주곡을 설명하는 듯, 저자는 시종일관 구어체의 존댓말로 책을 썼다. 금난새라는 ‘네임 밸류’와 친절하고 예의바른 저자의 설명은 클래식음악 애호가나 클래식 음악을 처음 접해보는 독자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 듯하다.



이윤주 기자 missl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