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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리더' 원작자의 여섯 색깔 중단편
다른 남자, 베른하르트 슐링크 지음/ 김재혁 옮김/ 이레 펴냄/ 1만 1000원
인간의 내재된 죄와 책임, 사랑과 증오, 이해와 용서 담아





이윤주 기자 misslee@hk.co.kr



최근 개봉된 영화 ‘더 리더- 책읽어 주는 남자’의 원작자는 베른하르트 슐링크다. ‘더 리더’로 우리에게 알려졌지만, 사실 그는 최근 독일 문학계를 대표하는 걸출한 문인으로 정평이 나있다. 1987년 추리소설 ‘젤프의 법’으로 이름을 알린 그의 본업은 법대 교수.

현재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 헌법재판소 재판관을 겸임하고 있다. 데뷔 22년차의 그는 유럽 68세대를 대표하는 작가로 성장했다.

몇 줄의 이력은 슐링크의 문학 세계를 보여주는 바로미터다. 그는 늘 ‘죄’와 ‘책임’의 문제를 다룬다. 독일의 윤리적 문제에 천착하는 그는 전후 세대의 입장에서 그 윗세대가 왜 그런 죄를 저지를 수밖에 없었는지 이유를 밝히는 데 주력한다. 그 무거운 사유의 정점에는 항상 사랑이 놓인다. 대중성과 작품성을 갖춘 그는 유럽 문단이 주목하는 작가 중 하나다.

최근 국내 출간된 ‘다른 남자’는 그의 중단편 소설을 엮는 소설집이다.

표제작 ‘다른 남자’의 주인공은 세상을 뜬 아내가 숨겨 두었던 애인이 아내 앞으로 보낸 편지를 받고 질투심을 느낀다. 작품은 아내의 옛 애인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가운데 자신의 과거를 깨달아가는 남자를 절묘하게 그려내고 있다.

일에 쫓겨 열심히 살아가는 주인공과 사기꾼에 허풍쟁이로 여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아내의 옛 애인을 대조시키며 일상에 내재된 삶의 허구성을 짚어내고 있는 셈이다.

1960년대를 배경으로 쓴 ‘소녀와 도마뱀’은 그림에 대한 사랑에서 시작된다. 전후 세대인 주인공은 아버지의 서재에 걸려있던 ‘소녀와 도마뱀’ 그림을 사랑한다. 그러나 그 그림을 어떻게 소장하게 되었는지, 부모님은 말해 주지 않는다. 군사재판소 판사였던 아버지는 보험사로 회사를 옮기고 가세가 기울지만, 부모님은 그 그림을 팔지 않는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림 속 소녀에 대한 주인공의 사랑은 더 깊어지고, 그는 현실에서 온전한 사랑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아버지가 세상을 뜬 뒤 주인공은 그림의 비밀을 캐게 되고, 그 과정에서 2차 대전 중 아버지가 유태인에게 범한 죄를 알게 된다.

작품집은 이외에도 ‘외도’, ‘청완두’, ‘아들’, ‘주유소 여인’ 등 사랑을 디딤돌 삼아 관계와 소통의 문제를 다룬 여섯 작품이 실려 있다.

“나는 그들의 세계와 나의 세계가 다르다는 것을, 그리고 우리가 서로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입장권을 맞바꾸고 있다는 것을 차마 입 밖에 꺼낼 수 없었다…나는 우리의 관계가 우정 관계여야지 교환 관계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우리는 단지 인간이어야 한다고 나는 말했다.”(단편 ‘외도’ 중에서)

망치로 내리치는 듯한 강렬한 문장으로 써내려간 작품은 인간에 내재된 죄와 책임, 사랑과 증오, 이해와 용서를 담고 있다.

<신간안내>

세계를 움직이는 미식의 테크놀로지
츠지 요시키 지음/ 김현숙 옮김/ 중앙북스 펴냄/ 1만 5000원


세계 3대 요리학교인 츠지조그룹교 츠지 요시키 교장이 스타 셰프 6명을 취재한 에세이. 배려심에서 창조적인 요리를 만드는 ‘데이비드 불레이’, 역경을 즐거움으로 승화시킨 ‘와쿠타 데쓰야’, 요리로 감동을 전달하는 ‘미셸 브라스’ 등 스타 요리사들의 이야기가 소개된다. 저자는 스타 요리사의 취재와 함께 미식 문화 트렌드가 어떻게 발전할 것인지 예측을 함께 담았다.

아담, 이브, 뱀- 기독교 탄생의 비밀
일레인 페이걸스 지음/ 류점석, 장혜경 옮김/ 아우라 펴냄/ 1만 4000원


이 책은 기독교가 성경 창세기 1~3장을 해석한 방법과 이에 따라 바뀐 성에 관한 시선을 다룬다. 1~3세기 초기 기독교인들은 신의 형상에 따라 창조된 모든 인간은 평등하며 자유의지를 가진다고 믿었다. 그러나 4세기 이후 교회가 성장하면서 교회 지도자들은 로마제국에 협력하게 된다. 이에 따라 창세기 아담과 이브의 해석이 달라지게 된다.

니체는 왜 민주주의에 반대했는가
김진석 지음/ 개마고원 펴냄/ 1만 6000원


저자는 그동안 한국사회에서 니체연구는 두 가지 상반된 방향으로 진행됐다고 지적한다. 그를 민주주의의 적이자 파시즘의 전파자라고 간주하거나, 차이와 다원성을 존중한 탈정치적 사상가라고 해석한다고 말이다. 저자는 이제까지 한국사회가 니체를 수용한 방식을 버려야 한고 주장한다. 니체가 왜 민주주의를 비판했는지, 니체 연구의 처음으로 돌아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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