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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론과 창조론의 간극을 메우다

지상 최대의 쇼/ 리처드 도킨스 지음/ 김명남 옮김/ 김영사 펴냄/ 2만 5000원
다윈의 발자취따라 진화 생물학의 현재 보여주는 자료집
과학에 특별한 흥미가 없는 독자라도, 리처드 도킨스의 이름은 낯설지 않을 것이다.

1976년 <이기적 유전자>를 발표한 이후, 그는 줄곧 과학과 철학을 넘나드는 책을 통해 종교의 비합리성과 종교의 사회적 폐해를 역설했다.

그가 최근 30여 년간 가장 '문제적 지식인'이라는 데 과학계의 이견을 없을 듯한데, 이유는 과학적으로 진화론을 밝힌, 결과적으로는 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데 집중한 일련의 저서 때문이다.

저자의 사유는 유려한 문체로 빚어져 두툼한 책으로 세상에 나오는데, 그의 신간은 매번 그 확고한 논증만큼이나 학계와 대중사회에 파급력을 지녀왔다.

리처드 도킨스는 신간 <지상 최대의 쇼> 서문에서 "이 책은 나의 잃어버린 고리(미싱 링크, missing link)"라고 말한다. 생물학 용어인 미싱링크는 진화과정에서 A시대와 C시대 사이, 중간에 해당하는 B시대 개체가 존재했다고 추정되는데도 화석으로 발견되지 않은 것을 말한다.

즉, <이기적 유전자>와 <눈먼 시계공>, <에덴의 강>, <불가능의 산을 오르다> 등의 저서가 진화론에 관한 기존 학계·종교계의 주장을 반박하며 이론을 발전시킨 책이라면, 2006년에 쓰인 <만들어진 신>은 창조론의 이론적 모순을 통해 종교의 허구성과 악행을 고찰한 책이었고, 이 두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책이 신간 <지상 최대의 쇼>라는 말이다.

그는 이 책에서 진화의 증거를 찾기 위해 자신의 영웅인 다윈의 발자취를 따라간다. 우선 인위선택(가축화)의 증거로 인간에 의한 사육을 다룬다. 종자 선별에 의해 급속도로 진화한 개, 소, 비둘기, 양배추의 이야기다.

'인간 사육가가 고작 몇백 년이나 몇천 년 만에 늑대를 페키니즈로, 야생 양배추를 콜리플라워로 변형시킬 수 있다면, 야생 동식물의 무작위적이지 않은 생존이 수백만 년에 걸쳐서 같은 일을 해내지 못하란 법이 없지 않은가?'(67페이지)

이어 저자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자연선택 사례부터 화석기록의 단서, 진화가 밟아온 방대한 시간을 기록하는 자연의 시계와 정교하게 발생하는 배아, 판구조론과 같은 지각 지질학에서 분자 생물학까지 다양한 과학적 증거를 제시한다.

가령 어류와 양서류의 중간 형태, 호모 사피엔스 진화의 중간 형태에 해당하는 화석 그림과 설명 같은 것 말이다. 현생 동물들의 해부구조를 비교하거나 DNA 비교라는 더욱 강력한 분자생물학적 증거도 제시한다. '단 하나의 세포가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면 인간처럼 복잡한 생명체가 될 수 있는가'에 대한 발생학적 설명도 곁들인다.

이 방대한 저술을 통해 그가 말하는 것은 하나다.

'역시나 진화가 사실이라는 점'(7페이지 서문).

다윈의 <종의 기원> 출간 150주년을 맞아 출간된 이 책은 진화생물학의 현재를 보여주는 자료집과 같다. 독자가 진화론을 받아들이든, 받아들이지 않든 이 명쾌한 진화론 입문서는 진화론, 나아가 순수과학에 대한 흥미를 갖게 해 준다. 그것만으로도 읽어볼 가치는 충분하지 않은가.

모던 스케이프

박성진 지음/ 이레 펴냄/ 1만 8000원

동대문운동장, 서울역사, 세운상가 등 친숙한 일상공간부터 강경, 충남도청, 부산대 인문관 등까지 한국의 대표적인 근대건축물 22곳을 담은 포토에세이.

강상훈, 김상길, 김영경, 이주형 등 4명의 사진작가가 참여하고 전 건축전문기자 박성진이 글을 썼다. 에세이집은 한국의 근대건축물이 담은 공간적 가치와 감성에 포커스를 맞췄다.

문화편력기

요네하라 마리 지음/ 조영렬 옮김/ 마음산책 펴냄/ 1만 2000원

인문학자이자 에세이스트였던 요네하라의 마지막 에세이. 이 책에서 저자는 71편의 이야기를 통해 세계 문화 전반을 아우른다.

형용사의 사용법을 통해 본 동서양 사고방식의 차이, 속담으로 풀어본 각 나라의 문화 등. 서로 다른 문화를 통해 저자는 타자를 통해 자신이 누군지 알게 해준다고 말한다.

도쿠가와가 사랑한 책

고운기 지음/ 현암사 펴냄/ 1만 3800원

<삼국유사>를 두고 벌어진 한일 두 나라의 숨은 이야기. 이야기는 '<삼국유사> 원본이 어쩌다 이역만리 일본으로, 그리고 새로운 권력자 도쿠가와의 손에 들어가게 되었을까'란 의문에서 시작된다.

저자는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삼국유사>가 같은 시대에 어떤 대접을 받았는지를 알아보고, 그에 따른 결과가 역사적으로 어떻게 나타나는지 과정을 고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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