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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배경으로 떠나는 여행

세계 11명의 작가들이 12개 도시 테마로 쓴 에세이
[신간 안내] Stay(스테이) (김영하 외 지음/ 알렉스 륄레 엮음/ 갤리온 펴냄/ 1만 2000원) 外
  • Stay(스테이)
● Stay(스테이)
김영하 외 지음/ 알렉스 륄레 엮음/ 갤리온 펴냄/ 1만 2000원


'내 문학과 한국적 정체성은 별 관계가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서울은 나와 뗄 수 없이 긴밀하게 엮여 있다.'

책은 이렇게 시작된다. 도시에서 태어나고, 도시에서 자랐으며 그 도시를 무대로 작품을 써서 밥을 버는 현대 작가에게 도시란 삶이 담긴 애증의 공간이라는 것. 이 책은 세계 11명의 작가들이 자기 문학의 배경인 도시에 대해 털어놓은 이야기다.

삶의 구체성이 육박하는 그 도시는, 화려한 소비 공간이 아니다. 근대의 프레임으로 비판하는 자본주의의 최전선도 아니다. 그들에게 도시는 황량함과 망각, 결핍의 공간이다.

'나는 도시가 싫다. 하지만 이곳은 내가 편안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세상에서 유일한 장소'라는 아미르 체헬탄의 말은 도시에 대한 작가들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낸다. 긍정과 부정의 경계를 벗어난 도시는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이다.

책은 라고스, 런던, 서울, 카이로, 멕시코시티, 테헤란, 요하네스버그, 상파울루, 베이징, 로스앤젤레스, 도쿄, 봄베이 등 12개 도시를 테마로 11명의 작가가 쓴 에세이를 실었다.

<런던 콜링>의 저자 수크테프 산후는 왕따 구역으로 취급받아 온 런던의 브릭 레인이 노골적인 상업 지역으로 변하는 모습을 그린다. 모국인 나이지리아 정부로부터 사형 선고를 받고 미국으로 망명한 소설가 크리스 아바니는 자신의 두 고향인 라고스와 로스앤젤레스의 거리를 걸으며 접한 쓸쓸한 풍경과 감정을 담았다. 카이로에서 30년을 살아온 마리아 골리아는 먼지가 뒤덮힌 그 도시에서 낙관으로 버텨내는 평범하고 착한 사람들이 있음을 말한다.

'그녀는 나의 소설 <그레이스랜드>에서 내가 라고스를 얼마나 잘 묘사했던지, 그걸 읽고 나서 고향 멕시코시티에 대한 향수를 한동안 달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순간 나는, 도시가 단순한 물리적 장소가 아니라 멜랑콜리와 그리움으로 가득한 영혼의 공간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뚜렷이 깨닫는다. … 어떤 의미에서 보면, 세상에는 단 하나의 도시만이 존재한다.' (18페이지, Lagos 나는 도시에 귀 기울인다, 크리스 아바니)

'언젠가 진짜 뉴요커를 구분하는 법에 대해 들은 적이 있다. '여기가 예전에는 뭐가 있던 자리인데…'라고 말할 수 있게되면 그때부터 뉴요커라는 얘기. 그러나 서울에선 그게 불가능하다. 서울은 완전범죄를 꿈꾸는 치밀한 범죄자처럼, 모든 것을 송두리째 지워버린다.'(67~68페이지, Seoul 단기기억 상실증, 김영하)

도시에 대한 작가들의 기억은 개별적이면서도 보편적이다. '현대'에 대한 우리의 기억이 그러하듯이.

●바람 부족의 연대기
야샤르 케말 지음/ 오은경 옮김/ 실천문학 펴냄/ 1만 3900원


터키 근현대 문학의 거장, 야샤르 케말의 장편소설. 구술적 전통에 기대면서도 근대적 삶의 첨예한 문제를 형상화하는 작가의 문체가 돋보인다. 인권 작가이자 저항작가였던 저자가 가담했던 투르크매 유목민들의 투쟁이 이 작품에 정착을 거부한 마지막 유목민 카라출루족의 수난기로 농축되어 있다.

●렘브란트의 웃음
문광훈 지음/ 한길사 펴냄/ 2만 원


고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 문광훈 씨가 쓴 예술에세이. <시적 마음의 동심원:김우창의 인문주의>와 <심?거 인문성의 옹호 :김우창과 아도르노의 예술문화론>등을 펴낸 바 있다. 2003년부터 2009년까지 발표한 8편의 글과 새 원고 2편을 더해 묶은 이 책은 동서고금 예술작품에서 '인간 유한성에 대한 심미적 대응 방식'을 찾아나간다.

●16세기 문화혁명
얌모토 요시타카 지음/ 남윤호 옮김/ 동아시아 펴냄/ 3만 6000원


15세기 르네상스와 17세기 과학혁명의 시대에 '끼인 시대'인 16세기. 저자는 16세기를 지식 사회의 거대한 지각변동을 준비하는 시기라고 말한다. 르네상스와 17세기처럼 지식을 독점한 소수 엘리트 계층에 헤게모니가 있었던 것과 달리 16세기에는 수공업 직인으로 예술가나 기술자가 있었고 그 변혁의 헤게모니가 17세기 혁명을 이끌었다는 것. 저자는 17세기 과학형명의 토대를 일군 16세기 문화 혁명의 주인공들을 새롭게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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