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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 필 때 모습이 종지를 닮았네

[이유미의 우리풀 우리나무] 종지나물
문득 꽃에 관한 생각을 하다가 요즈음 꽃이 피어있을 공원이나 고궁에서, 혹은 들에서 만나 가장 궁금한 식물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

조금이라도 땅 위에 피어나는, 나뭇가지에서 움터 올라오는 봄꽃들이 무엇일까 눈여겨 보는 이들이 가장 궁금해 할 그런 식물 말이다. 바로 종지나물이 아닐까?

사진을 보고 나면 낯익게 느껴지는 이들이 많을 것 같다. 그만큼 지금 우리 주변에 많이 있다. 깊은 산이 아닌 생활하고 있는 주변에 말이다.

종지나물은 제비꽃과 제비꽃속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풀이다. 다른 이름은 미국제비꽃, 미국오랑캐꽃이라고도 부른다. 별칭을 듣고 짐작했을지 모르지만 이 종지나물은 완벽한 자생식물이 아니라 귀화식물이다. 다만, 이제는 누가 심지 않아도 저절로 이 땅에 퍼져 봄이면 이곳 저곳에서 자라 올라 꽃을 피우는 그런 귀화식물이다.

사실, 귀화식물의 도입경로는 정확히 찾아내기 어렵지만, 이 종지나물의 경우에는 비교적 명확하다. 일부 문헌에는 이 종자나물이 광복 전후로 들어 온 식물이라고 하지만 내 생각은 좀 다르다. 그러한 견해는 후기 귀화의 기점을 그 즈음으로 보기 때문에 생겨난 착각이 글과 글로 이어지면서 옮겨진 경우라고 생각된다.

이 식물은 비교적 최근에 퍼져나가데 되었다. 그 시작은 우리나라에 야생화 시장이 생겨나면서 여러 공원이나 자연학습장에 우리 꽃들을 심게 되었는데 그때 꽃의 분위기는 야생화 같지만 일반적인 야생화 예를 들면 제비꽃속에 제비꽃이나 고갈제비꽃 같은 토종제비꽃보다 꽃도 다소 큼직하고, 어디서나 잘 자라고, 개화기도 오래 가는 이 식물이 되입되어 함께 식재되기 시작하였다. 따지고 보면 고향은 북아메리카 대륙인 식물이지만 정서상으로는 충분히 우리 꽃 같아서일 것이다.

사실 팬지도 같은 제비꽃속의 원예식물이지만 팬지인 경우는 워낙 개량이 많이 되어 원산지에서의 특성을 잃고 제대로 결실하지 않으며 정서상으로도 우리꽃이라고 하기 어렵고 야생화되지 않았지만 종지나물은 친근감이 넘친다.

그렇게 처음엔 심었던 것이 야생의 본성을 살려 여러 곳에 퍼져 나가 이제 완벽한 귀화식물이 되었다. 그래서 이제는 의도한 화단보다 의도하지 않은 잔디밭의 잡초처럼, 도시 숲의 가장자리에서 더 자주 만날 수 있다.

이 식물에 대한 친근감은 이름 때문에라도 한 몫 하는데 잎이 필 때 심장모양의 잎이 동그랗게 말려 나오는 모습이 종지를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물론 이름 뒤에 나물이 붙으면 먹을 수 있는데, 제비꽃집안의 대부분의 식물은 꽃까지 먹어 꽃요리도 하는 식용식물이니 붙은 접미어일 것이다. 미국제비꽃이라는 별칭이 원 이름이었다면 이 식물에 대한 막연한 정다움은 많이 다를 것 같다.

꽃은 봄이면 언제나 볼 수 있다. 보통은 흰색 꽃잎에 보라색 무늬가 있으며 꽃의 끄기는 제비꽃집안의 다른 종류에 비대 다소 큰 편이다. 꽃잎엔 수염같은 털도 있다.

"우리"꽃을 정의하기는 쉽지 않다. 지구상에서 우리 땅에만 자라는 특산식물과 입지와 관리는 전혀 다른 차원의 이야기이지만, 이제 우리에게 정착해 우리식구가 된 예쁜 종지나물 같은 풀들에게도 마음을 좀 더 열어야 할 때 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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