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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이야기' 속 일상의 단면

[신간안내] 한국일보 연재했던 글 모아 등단 15년 만에 낸 첫 산문집
왈왈
하성란 지음/ 아우라 펴냄/ 1만 1500원


하성란 소설가하면 노란 취재노트와 연필이 생각난다. 기자는 글 쓰는 속도가 느려 인물인터뷰의 경우 대부분 녹음기를 켜둔 채 대화에 집중하는데, 가끔 인터뷰 주객이 전도돼 취재원이 인터뷰 내용을 기록하는 경우가 있다. 하성란 소설가 역시 이런 주객전도형 취재원이었다. 질문과 대답을 적던 그가 말했다.

"나중에 꺼내보면 재밌거든요. 무슨 질문을 듣고, 어떤 대답을 했는지."

흔히 그의 소설을 '현미경을 들이댄 듯 미세하게 일상을 포착한다'고 말하는데, 이 정밀묘사는 거저 나오는 게 아니다.

신간 <왈왈>은 이 일상의 단면이 고스란히 묻어난 책이다. 지난 한 해 한국일보 '길 위의 이야기'에 연재했던 글을 묶어 등단 15년 만에 낸 첫 산문집이다. 두 전직 대통령의 사망, 신종플루 등 시사적인 이야기부터 남편과 아이, 시댁과 친정, 작가로서의 삶 등 개인적인 이야기까지, 지난 한 해 그의 삶이 고스란히 나타난다.

'책 어디에도 두냐자드에 대한 묘사는 없지만 언니를 향한 사랑과 믿음이 깊을 뿐 아니라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 아가씨였다는 것은 쉽게 짐작이 간다. 그녀가 없었다면 셰헤라자드의 천일야화는 시작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 (44페이지, 두냐자드)

작가는 이렇듯 평범한 인물들을 의미 있게 다루는 능력이 탁월하다. 익명으로 등장하는 그의 소설 속 인물들처럼 이 책이 향하는 인물은 평범한 보통 사람들이다. 요리 학원에 다니는 동생이 무를 가지런히 써는 것을 보고 초심을 되새기기도 하고(41페이지, 처음처럼), 동태찌개집에서 오후에 비가 오면 손님이 들이닥치지만 퇴근 무렵 비가 오면 귀가를 서두른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아는 어느 아주머니에게서 지혜의 주머니를 발견하기도 한다(40페이지, 살다보면).

꼼꼼한 관찰에서 시작된 그의 글은 일상의 핵심을 단번에 잡아채 기록하는 것으로 끝난다. 작은 이야기에서 현실의 이면을 파악하는 작가의 역량은 이번 산문집에도 빛을 발한다.

섬세한 관찰, 깊은 성찰, 핵심의 기록. 신간은 하성란 식 글쓰기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준다.

서양문명을 읽는 코드 신
김용규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3만 7000원


서양문명에서 기독교는 무엇인가? 기독교의 핵심인 신의 본질은 무엇인가? 저자는 이것을 제대로 알아야 우리가 당면한 현대문명과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서양의 철학과 신학을 문학, 역사, 예술, 과학과 연결해 소개하고 있다.

어디 사세요?
경향신문 특별취재팀 지음/ 사계절 펴냄/ 1만 5800원


한국사회에서 '어디 사세요?'란 질문은 사회경제적 지위를 함축한 말이다. 우리가 사는 집은 계급 지표 역할을 하고 주거 공간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진다. 한국에서 집은 그 자체로 정치 경제 사회의 상징인 셈이다. 경향신문 특별취재팀이 '집의 정치학'을 탐사, 취재해 4부에 걸쳐 소개한다.

초조한 도시
이영준 지음/ 안그라픽스 펴냄/ 1만 8000원


책의 저자 이영준의 직함은 사진 이미지 기계비평가다. 다시 말해 근대문명이 만들어낸 예술의 형태를 소개하고 이 형태가 우리 삶을 어떻게 담아내고, 변화시키는지를 설명하는 것이 그의 직업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모든 것이 스펙터클처럼 나타나고 사라지는 한국의 도시를 사진을 통해 기록하고 관찰한다. 도시의 세 요소를 '기호와 속도', '밀도와 고도', '콘크리트'로 나누고 다양한 스펙트럼을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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