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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은 일상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

독일 작가 잉고 슐체-소설가 한유주 대담
한국과 독일 분단국가 공통된 경험… 비슷한 점 많지만 차이점도 많아
독일 작가 잉고 슐체(Ingo Schulze)가 대산문화재단이 주최한 제3회 서울국제문학포럼 참석차 한국을 찾았다. 잉고 슐체는 구동독 시절 극작가와 신문사 편집자로 활동하다 독일 통일 이후 '행복의 33가지 순간', '새로운 인생' 등을 발표한 독일의 대표적인 소설가.

'이 시대의 진정한 이야기꾼'이란 귄터 그라스의 격찬은 독일 내의 그의 입지를 짐작케 한다. 주간한국은 5월 24일 잉고 슐체와 소설가 한유주 씨의 대담을 마련했다.

단편 '막'으로 재작년 한국일보문학상을 수상한 한유주 작가는 극단적 '탈이야기성'을 통해 독특하고 실험적인 스타일을 선보였다. 그의 학부 전공은 독문학. 분단을 경험한 국가에서 작가로 활동을 한다는 것과 독일문학을 문학적 자양분의 한 축으로 삼는다는 공통점을 밑천 삼아 이야기를 풀었다.

- 한국이 두 번째 방문이라고 들었다. 이번 한국 방문에서 받은 인상을 말해준다면.

잉고 슐체) "12만에 두 번째 오게 됐다. 서울에 도착했을 때 공항부터 변해 있었고, 더 빨라진 느낌이 들었다.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고 많은 상점과 카페를 보았다. 이렇게 많은 카페를 보긴 어려울 것 같다. 독일이 분단국가의 공통된 경험으로 비슷한 점이 많다는 느낌을 받았고 그에 못지않은 차이점도 있다는 걸 느꼈다.

- 대담 전 한유주 작가에게 국내 번역 출간된 잉고슐체의 작품을 보내고 읽어 달라고 부탁했다. 작품에 대한 작가로서 감상평 부탁 드린다.

한유주)"' 심플스토리'인상 깊게 봤다. 개인적으로 문학만이 할 수 있는 것은 어쩌면 사소한 것을 밝히면서 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슐체의 소설은 사소한 이야기를 통해서 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둘러싼 현상을 자연스럽게 작품에 녹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을 둘러싼 상황을 늘 체감하면서 살고 있지는 않다. 어떤 행동을 할 때 자신을 둘러싼 환경이 영향을 미친다. 슐체의 소설은 문학의사소성에 대해서 말했던 것 같다."

잉고 슐체) "말한 것처럼 문학은 그런 사소한 것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다. 일상이 갖고 있지 않는 의미를 말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모든 이야기는 한 도시에서 일어난 사건이고, 그 도시에 사는 인물이다. 친척, 동료일 수 있다. 연계된 사람이다. 만나는 과정에서 더 큰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 한유주 작가는 학부에서 독문학을 전공했다. 다른 독일 작가문학과 잉고 슐체의 작품이 어떤 점에서 차별점이 있던가?

한유주) "학부 때 독일 고전을 많이 읽었다. 건 독일 현대 소설을 많이 읽을 기회가 없었다는 점이다. 독일어권 작가로 알려진 옐리네크나 피터한트케는 오스트리아 작가다.

작가의 작품은 마르틴 발저나 헤르타 뮐러의 소설 정도만 읽었다. 슐체와 그들의 작품이 다른 것은 뭐랄까, 작가들은 이야기를 장악하려는 느낌이 강한데, 슐체는 이야기를 풀어놓고 자기 스스로 움직이게 한다는 생각이 든다. 슐체의 작품은 이야기를 엮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인물의 행동을 말하고 있다.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얽히는 서술 방식이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잉고 슐체) "나 스스로도 심사숙고하지 못했는데 멋지게 풀이해줘서 고맙다. 소재로부터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에 출간된 소설집 '휴대폰' 서로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다. 못지않게 차이점도 있다. 스타일은 없다. 스타일, 스타일이 있을 뿐이다. 작가는 자신의 고유한 스타일을 갖고 소설을 쓰는지, 소재에 맞는 스타일을 발전시켜 쓰는지 궁금하다.

한유주) "이제까지 언어라는 불완전한 질료를 어떻게 소설로 바꿀 수 있는지에 관심이 있었다. 특별한 이야기가 있는 게 아니라 문장이나 언어를 소설 재료로 쓴다는 생각이 있었다. 단편집 2권을 냈고, 장편을 쓰기 시작했다. 소설이란 장르만이 할 수 있는 것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스타일을 개발해야겠다, 것을 써야겠다는 것보다 주어진 관심에서 소설을 썼다.

잉고 슐체) "한유주 작가의 두 권의 소설 모두 다단 편집인가? 장편소설이 주로 출간되고, 출간은 드문 현상이다. 오히려 단편이 높게 평가받는다는 인상을 받았다.

한유주) "영미나 유럽에서는 장편 원고를 보내고 출판사가 이 원고를 읽고 출간을 결정하는데, 문예지에 투고를 하면 편집위원들이 승인을 하고, 되면 작가로서데뷔하게 된다. 활성화된 시장이고, 보통 작가에게 단편을 청탁한다. 한편으로 장편 시장이 활성화되어야 한다는 말도 대두되고 있다.

- 두 작가를 섭외한 것은 말했듯이 한유주 작가가 독일문학을 전공했기 때문이다. 분단 등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두 작가의 접점을 찾기 어려웠다. 이데올로기와 문학작품에 관한 각자의 생각을 말해준다면?

잉고 슐체) "이데올로기와 소설의 관계는 항상 글을 쓰면서 어렵다고 생각하는 부분이다. 1989 이전의 이야기를 쓸 때, 하면 냉전의 언어가 아닌 것으로 그 시대를 쓸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비판하지 않되, 89년 이후를 비판적인 시각으로 풀어낼 수 있을까, 내가 글을 쓰면서 가장 어려워하는 문제다.

들어 '새로운 인생'통일 이전과 이후 시대를 그린 장편이다. 되어 서독으로 가겠다는 포부를 지닌 젊은이가 통일 이후 사업가로 변신하는 과정을 편지 형식으로 그리고 있는데, 자전적 경험도 일부 반영됐다. 형식의 소설 구조를 생각하는데 3년을 고민했다. 소설의 스타일은 소재로부터 나와야 하는데, 소설이 반체제 인사의 넋두리로 보이지 않게 하는 형식이 중요했다.

한유주) "나는 1982년에 태어났다. 아버지도 한국전쟁 이후에 태어났다. 성인이 된 2000년대는 한국 5000년 역사 중에 가장 풍족한 시기다. 둘러싼 상황이 자연스럽게 주어진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한 개인으로 바로 알아야 하는데, 아는 게 뭔지 생각해 보게 된 시기가 그때다. 득세하는 현상을 내가 위에서 전체 조망하는 능력은 없는 것 같다. 그 현상의 일부를 작가 개인으로 증언하는 게 지금 내 나이에 할 수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잉고 슐체) "그것은 어떤 작가든 그럴 것이다. 비유를 하자면 호수나 바다의 물 한방울을 쓰는 게 작가일 것이다. '파르마의 수도원'3~4 가면 나폴레옹의 워털루 전쟁이야기가 나온다.

전쟁은 이후 30~40년 동안 유럽에 엄청난 영향을 준 사건이었지만, 그것이 얼마나 결정적인 사건인지 판단할 수 없는 상태라는 게 그 소설에서 묘사된다. 비슷한 것 같다.

장벽 붕괴를 이 시점에서 본다면 그게 얼마나 전대미문인 사건인가를 알 수 있다. 그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작품 속 주인공의 시각에서는 모든 게 혼돈이고 무섭고, 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 한유주 작가를 비롯해 20~30대 젊은 층은 자본주의 밖의 세계를 사유하지 못한다. 잉고 슐체는 자본주의 이외의 세계(통일 이전 동독), 자본주의 세계(통일 이후 독일)를 모두 경험한 작가다. 그 점에서 작가적 자양분이 한유주와 기자의 세대보다 풍부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잉고 슐체) "나의 대답은 예스(yes)하고,(no)하다. 한계가 되는 것, , 되는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체제를 경험한 것이 작가로서 자산일 수 있다. 체제를 비교할 수 있으니까. 나는 서독에서 자란 적이 없으니까 서독의 경험은 없다. 작가가 다른 세대에서 태어났다면 나는 한유주 작가세대의 경험을 하지 못했다. 의미에서 결국은 양자가 똑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유주) "잉고 슐체는 독일 통일 이후 상황에 대한 소설이 주를 이뤘다. 작품은 지금까지 관심사와 무엇이 같고 또 무엇이 다른가?

잉고 슐체) "소설한 작품을 쓰는 초기 단계에 있는데, 작품이 나로서는 처음으로 엄청난 조사를 해야 하는 작품이다. 배경은 독일 뿐 아니라 브라질도 있다. 나라와 대면하는 소설이다."

-한유주 작가의 경우에 사실상 탈이데올로기 시대에서 자랐다고 할 수 있다. 북한의 존재에 위협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는 세대다. 잉고 슐체는 이데올로기의 격랑에서 자란 작가다. 두 작가의 차이점이 있지 않을까.

잉고 슐체) "일단 제가 확신을 갖고 말할 수 있는 건 오늘날 우리 사회가 89년보다 덜 이데올로기적인 사회에 산다는 것이다. 다만 이데올로기는 이제 더 이상 과거처럼 간단하게 인지되지 않는다. 이데올로기란 인지하기 쉬웠다.

오늘날 연방총리가 '성장동력을 키워야 한다'라고 말하면 이데올로기는 아닌 것으로 받아들이는데, 말이 사실 이데올로기다. 나는 의사가 사업가가 되어야 하는 오늘날의 상황이 이데올로기적인 상황이라고 생각하고, 산업이 민영화가 되어야 하는 상황이 이데올로기적이라고 생각한다.

이데올로기적인 작품을 쓰지 않는다고 해서 오늘날 젊은 작가들의 관심사가 탈정치적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세대마다 느끼는 정치적 감수성은 다르다.

들어 최근 젊은 세대가 민감하게 생각하는 환경이나 기후변화 문제의 경우나 같은 세대는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세대로 윗 세대로부터 '왜 물건을 아끼지 않느냐, 것을 함부로 남기느냐' 같은 핀잔을 듣는다. 시대와 환경에서 정치적 감수성이 다르게 표현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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