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골프의 글로벌 전령사 박세리(34)가 지난달 KDB산은금융그룹과 스폰서십 계약직후 밝힌 소감이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통산 25승을 거둔 명예의 전당 회원 박세리는 지난 2007년 12월 CJ와의 후원 계약이 종료된 후 3년 8개월 만에 메인 스폰서를 다시 찾았다. 최근 매스컴 광고에도 자주 얼굴을 보인다. 감회가 새로울 수 밖에 없다. 잊혀져가던 '골프여왕'을 챙겨주었기 때문이다. 산은은 구체적인 액수는 밝히지 않았지만 오는 2014년까지 3년 동안 박세리를 후원하기로 했다. 박세리의 정신을 높이 산 것이다.
박세리는 이 자리에서 "그동안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느끼고 투어 생활을 해왔지만 골프가 개인 운동이다 보니 외롭고 힘든 일도 많았는데 이번에 든든한 후원사를 만났다. 누군가가 포기할 때 누군가가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딸로서 후원해준다는 느낌이 든다"며 "다시 뜻깊은 자리에 앉아 있다는 게 감동"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박세리는 LPGA투어에서 25승을 거뒀다. 한국(계) 선수들은 5일 현재 LPGA 투어 통산 99승을 올려 100승에 1승을 남겨놓고 있다. 이 가운데 박세리의 승수가 4분의 1정도를 차지한다. 박세리가 100승 합작의 테이프를 끊으면 더할 나위없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그는 한국여자골프의 기념비적인 기록에 이미 큰 주춧돌을 놓은 셈이다. 박세리의 "100승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는 말이 인상적이다.
정동철기자 ball@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