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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연기우송대 교수 칼럼]‘주민체감형’ 스마트시티가 진정한 ‘행복 도시’

  • 지난 2019년 11월 25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부대행사로 열린 스마트시티페어에서 김현미 국토부 장관과 각국 장관들이 한국 스마트시티에 대해서 설명 듣고 있다. [연합뉴스]
매년 연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제품 전시회(CES: Consumer Electronics Show)는 전자 기술 업계의 선두주자들이 모이는 세계적인 전시회로 정평이 나 있다. 올해 ‘CES 2021’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CES가 시작된 지 55년 만에 처음으로 전시와 콘퍼런스가 모두 온라인 공간으로 무대를 옮겨 ‘올 디지털(All-Digital)’ 이라는 콘셉트로 지난 11일(현지시간)부터 14일까지 진행됐다. 행사를 주최하는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의 게리 샤피로 회장은 2021년을 대표할 기술 트랜드 중 하나로 ‘스마트시티’를 꼽았다.

스마트시티는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AI 등 기술혁명의 종합선물 세트다. 우리는 도시에서 세대를 막론하고 감정과 문화를 공유하면서 함께 살아 숨 쉰다. 최신 정보통신기술(ICT)이 결합된 모든 사물과 산업을 제어하는 초연결 지능사회가 현실화되면서 우리 도시도 변한다. 바로 스마트시티다. 스마트시티는 첨단기술로 도시 관리 효율성을 높이고 생활문제를 해결한다. 궁극으로는 주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도시 공간 혁신이다.

기존의 U시티가 도로, 교통, 상하수도 등 도시 인프라에만 ICT를 접목한 것이라면 스마트시티는 시민 삶과 연관된 재난관리, 치안, 문화, 관광, 행정 등 인프라 이외 데이터 기반의 실질적인 도시문제 해결이 목표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대다수 지방자치단체는 올해에도 지역정보화의 방점을 스마트시티 확산에 뒀다.

수년 전 빅데이터 바람이 처음 불었을 당시 많은 정보화 담당자들이 “요즘 빅데이터가 뜬다는데, 빅데이터로 뭐(?) 좀 해보라”는 지시를 받고는 패닉에 빠졌었다. 서둘러 빅데이터 교육을 다녀온 후에도 “빅데이터는 뭔지 알 것 같은데 무엇을 해야 할지는 여전히 모르겠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반면 문제가 급박하고 그 해결이 절실한 사람들은 빅데이터가 아닌 스몰데이터라도 조합해서 이리저리 답을 찾아본다. 목적이 수단을 능가하고 문제가 기술을 압도한다. 요즘 스마트시티도 마찬가지이다. 정부에서는 국토교통부를 중심으로 스마트시티 구현에 앞장서고 있고, 국내 여러 지자체들도 앞다퉈 스마트시티를 구축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펼쳐나가고 있다.

그러나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AI 등 좋은 기술은 다 들어 있는데 정작 지역과 주민이 가진 문제는 뒷전인 경우가 많다. 성공적으로 꼽히는 해외 스마트시티 사례들의 공통점은 바로 ‘지역의 문제”에서 시작됐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문제에서 시작되지 않은 서비스는 아무리 첨단기술이 적용됐다고 해도 주민들에게 감흥이 없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나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관련 정책 사업들이 상당한 투자와 각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주민체감형 서비스가 부족하다는 비평을 받는 이유이다.

한편으로는 정보화의 숙명이기도 하다. 길가의 보도블록이나 간판은 조금만 바뀌어도 누구의 눈에나 쉽게 보이지만, ICT 기반 서비스는 주민 개개인에게 실감할 수 있는 효용을 제공하지 않는 한 보이지도, 만져지지도 않는다. 이런 이유로, 스마트시티를 추진하는 정책 관계자들은 첨단기술의 화려함에 도취되기 전에 지역의 특성과 주민들의 삶을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들여다보아야 한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보다 지역과 밀착된 주민 중심의 스마트시티 정책이 가능할까. 일단은 중앙부처의 기술 확산 중심의 정책은 한계가 있음이 명백하다. 지역의 문제는 지자체들이 더 잘 알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자체들은 민원행정뿐 아니라 도로교통, 보건복지, 환경, 재난 안전, 지역산업 등 전 분야를 총망라하는 종합행정을 담당한다. 따라서 정보화 부서에서 구체적이고 심도 있게 전 분야의 문제를 파악하기에는 사무의 범위가 너무 방대하다. 결국 스마트시티는 현업부서들이 현장의 문제와 주민의 필요를 인식해서 출발해야 한다는 얘기이다.

그렇다고 해서 지자체가 스마트시티를 부서별로 추진한다면 과연 효율적일까. 스마트시티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각종 데이터의 통합관리나 상호운용성 확보 등을 위해서도 총괄 부서는 필요하다. 지자체의 효과적인 스마트시티 추진체계는 최고위급 의사결정자의 후원하에 정보화 부서가 기술적인 사항에 대한 총괄 역할을 맡아야 한다. 또한 각 현업부서의 책임하에 스마트시티 서비스 과제가 발굴되고 기획·추진되도록 해야 한다고 본다.

그런데 지자체들의 사례를 보면, 정보화 부서가 스마트시티라는 숙제를 받아 들고 그 답을 가지고 있는 현업부서들과 협업하기 위해 전전긍긍한다. 답은 현업에 있고 주민에게 있는데 숙제는 엉뚱한 곳에 주어진 형국이다. 개별 서비스 발굴과 이행의 숙제는 현업 부서에게 주어져야 하고, 정보화 부서에게는 총괄 지원자로서 해야 할 역할이 따로 있다. 숙제를 받은 현업 부서는 주민의 문제와 요구에 더 집중함과 동시에 정보화 부서와 보다 적극적으로 협업하게 될 것이다.

물론, 이러한 추진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단시간에 가능한 일은 아니다. 현업 부서는 새로운 서비스 방식을 이해하고 업무에 적용하기 위해 ICT 활용역량을 육성해야 하고, 정보화 부서는 현업 부서에 기술적인 도움을 줄 수 있기 위해 보다 깊이 있는 ICT 전문역량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각계각층의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광범위하고 체계적인 ICT 직무교육이 필요하다.과거에는 ICT가 정보화 부서만의 이슈일 수 있었다. 그러나 더 이상은 아니다. 지역 현장의 문제 해결에 초점을 둔 주민 체감형 스마트시티에 각 분야 관계자들의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역량이 집결될 때 진정한 행복 도시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 손연기 우송대 교수 프로필

고려대 심리학과 졸업후 미국 유타주립대 사회학과 학사, 텍사스A&M 대학교에서 석·박사(사회학) 학위취득, 숭실대 정보사회학과 학과장을 거쳐 한국정보문화센터에서 소장으로 근무했다. 한국정보화진흥원 원장을 연임했으며, ICT폴리텍대학 학장, 한국지역정보개발원 원장도 역임했다. 청소년보호위원회 위원장과 서울대 행정대학원 객원교수를 거쳐 현재 우송대학교 IT융합대학 교수와 한국정보통신보안윤리학회 회장 및 한국미디어네트워크의 객원논설위원으로 활동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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