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사회안전망 구축에 힘쓸 것"'미래학 전도사' 별명, 당 쇄신·정치개혁에 강한 의욕

[이 사람을 주목한다 ③] 한나라당 공성진 당선자 <서울 강남갑>
"신 사회안전망 구축에 힘쓸 것"
'미래학 전도사' 별명, 당 쇄신·정치개혁에 강한 의욕


육군 장성의 아들, 고교시절 ‘학깡(학생깡패)’활동 및 유기정학, 연세대 응원단장, 해병대 복무, 대학교수…. 신 정치 1번지인 서울 강남 갑에서 출마해 금배지를 달게 된 공성진(51) 당선자가 걸어온 길을 보면 “참 재미있는 사람이구나”라는 느낌이 절로 나온다.

공 당선자가 국내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6년 미국에서 미래학을 부전공으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고 귀국한 그는 당시만 해도 국내에서는 생소하게만 인식되던 미래학을 대중화하는 데 앞장서면서 ‘미래학 전도사’라는 별명을 얻는다.

공 당선자가 미래학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83년 미 클레어몬트 대학원 시절이다. “당시 형태주의 정치학에 식상해 있던 터라 저명한 미래학자 피터 드러커 교수의 강연에 흠뻑 빠져들었죠.” 공 당선자는 “20세기가 안고 있는 환경오염 문제, 자본과 노동문제, 핵전쟁 위협론 등을 새로운 지식 시스템으로 접근하는 미래학은 새로운 학문을 추구하려던 나에게 신선한 충격이었다”고 회고했다.

한양대 행정대학원 교수로 학자의 길을 걷고 있던 그가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와의 인연 때문이다. 공 당선자는 2000년 이 전 총재의 외곽 정책참모 조직인 ‘한백회’를 이끌면서 한나라당의 정책공약 개발을 물밑에서 주도했던 핵심 브레인 중 한명이다.

공 당선자는 특히 16대 대선 3개월 전인 2002년 9월 이 전 총재의 대선 승리시 차기 정부 국정운영 청사진을 담은 ‘미래를 여는 창-이회창의 정치철학과 비전’이라는 책을 대표 집필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 책은 이 전 총재가 2001년 2월부터 정책자문 그룹으로 공 당선자가 대표를 맡고 있는 ‘북악 포럼’ 회원들과 비공개로 18차례 벌인 세미나 결과를 담고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 “법과 원칙이 바른 나라, 살고싶은 좋은 나라, 국가경쟁력이 강한 나라’를 만들어 보겠다고 다짐했던 이 전 총재의 집권 시나리오는 대선 패배로 물거품이 됐다. 자연히 공 당선자도 대선 패배의 충격으로 한동안 좌절의 늪에 빠졌다. 그런 그가 다시 일어나 국회의원으로 화려한 변신의 날개를 폈다.

- "수평사회로의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해야"

공 당선자는 총선이 끝나자 마자 한나라당 의원 및 당선자 공부 모임인 ‘국가발전전략연구회’ 준비위원장을 맡는 등 한나라당의 쇄신과 정치개혁을 위해 벌써부터 왕성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그는 한나라당의 변화 방향에 대해 “인터넷을 정치의 큰 주체로 인식하면서 청년세대에 대한 접근법을 익혀야 하고, 수직사회에서 수평사회로의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 당선자는 육군 장성의 아들로 평탄한 삶을 보낸 것 같지만 젊은 시절 적잖은 방황기를 거쳤다. 경기고 2학년 시절 ‘학깡’도 했고, 한 장관의 모교방문 시 도열행사에 불참하는 등 문제학생 반열에 올라 유기정학 처분을 받기도 했다. 승려가 되겠다면서 가출해 두 달 정도 절에서 지낸 적도 있다. 연세대 재학시절에는 응원단장을 맡아 끼를 발산했고, 아버지의 후광을 피하기 위해 해병대에 자진 입대한 점도 이채롭다.

공 당선자는 앞으로의 의정활동에 대해서도 야무진 각오를 내비쳤다. 미래학 전도사답게 힘닿는 대로 미래 지향적인 법안을 많이 만들겠다는 다짐이다. 공 당선자는 “IT(정보기술), BT(바이오기술), 환경문제 등 뉴 트렌드가 몰고 올 파장에 대한 신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성호 기자


입력시간 : 2004-05-11 17:24


김성호 기자 shkim@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