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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대전] 총성없는 '호텔대전' "최고만이 살아남는다"
광장동 W호텔, 삼성동 파크하얏트 오픈으로 업계 긴장 최고조
강남 특 1급 호텔 중심으로 혁신과 파격의 경쟁체제 돌입


한강 광나루 북쪽 아차산을 뒤로 하고 15만평 규모의 수려한 자연 경관 아래 한강이 흐르는 리조트 지역의 서울 광장동 워커힐. 이곳에 7월초 문을 열 W호텔은 국내 호텔 업계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세계적인 호텔 레저 기업인 스타우드& 리조트 월드 와이드의 대표 브랜드로 전통적인 호텔 이미지를 거부하고 독특하고 모던한 인테리어 등 혁신과 창의성을 모토로 내세운 W호텔은 우선 명칭부터가 파격이다. W호텔의 W는 뜨거운 환대를 의미하는 Welcome과 Warm, 최고ㆍ최상을 의미하는 Wonderful, 재치 있고 즐거움을 주는 Witty의 이니셜을 의미한다. W호텔은 호텔의 얼굴인 1층 로비 라운지를 집의 거실인 양 ‘ 리빙 룸(living room)’이라고 부른다. 호텔을 찾는 고객들에게 친숙하면서도 가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려는 의도에서다. 실제로 놀라운 것은 명칭 만큼이나 내용도 파격적이라는 점이다.






- 최고 경쟁에 불 붙었다

호텔 문을 열고 로비에 들어 서면 제일 먼저 DJ박스가 눈에 들어온다. 로비에 웬 DJ박스? DJ가 선곡한 슬로우 비트 리듬이 배경 음으로 깔리면서 은은한 조명을 밟고 안으로 들어서면, 혹시나 클럽에 잘못 온 것은 아닌가 착각을 일으킬 정도다. 로비 데스크에서 기다릴 것 없이, 계란 모양의 둥근 의자에 앉아 있으면, 팔등신의 늘씬한 미녀가 다가와 매혹적으로 말을 건 낸다. “ 호텔 예약하셨는지요? 저는 00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유니폼이 아닌 세련된 아웃핏(outfit)을 걸친 여성의 정중한 태도에 당혹스러울 수 도 있다. 언뜻 보기엔 호텔 직원 같아 보이지 않는 모습, 그 자체가 파격이다. W호텔은 직원을 탤런트(talent)라고 부른다. 그 만큼 끼와 재능이 물씬 넘쳐 난다.

W호텔의 진가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방들도 고객의 취향에 따라 여러 특색의 테마로 꾸며져 있다. 50인치 PDP와 보스(Bose) 스피커 등 홈 일류급의 씨어터 설비를 갖춘 미디어(Media) 룸, 한강을 보다 가까이 다가가 볼 수 있도록 발코니가 설치돼 있는 센트(scent)룸, 한강을 바라보며 목욕을 즐길 수 있게 설계된 스파(spa)룸, 그리고 시중 호텔에서 가장 큰 12평 규모의 공간을 가진 원더풀(wonderful) 룸 등 고객의 취향과 선호도에 따라 방을 선택할 수 있다. “Whatever you Want, Whenever you Want(당신이 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당신이 원할 때면 언제나)”라는 4개의 W가 이 호텔의 서비스 정신이다.

5월 6일 W호텔의 채용 박람회가 열린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 컨벤션 센터 3층. 현란한 테크노 뮤직이 흐르는 대기실에 20대 중반 정도로 보이는 젊은 여성 40여명이 번호표를 들고 면접 인터뷰를 대기하고 있다. 뮤지컬 공연에 앞서 마치 오디션을 기다리는 예비 배우들처럼 화장을 고치고 머리를 다듬는 등 긴장감이 묻어난다. 마틴 존스 W 서울호텔 총지배인은 검정색 짧은 티 셔츠 차림으로 웃으며 면접자들을 맞는다. 면접을 마친 한 여성은 “ 자신의 숨은 끼와 가장 자신 있는 특기, 호텔을 위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이 쏟아졌다”며 “ 파란 눈의 외국인이 영어로 물었지만 분위기는 너무 자유스러웠고 이색적이었다”고 함박 미소를 감추지 못한다. 300여명을 뽑는 호텔 직원 채용에 이틀에 걸쳐 4,000여명이 지원했을 정도로 채용 박람회는 성황을 이뤘다. 지원자 중에는 대학원 박사 출신 등 고학력자 들은 물론 모델 출신에서부터 다른 호텔 경력직원과 유명 연예인의 가족, 기사 달린 외제차를 타고 온 부유층 자제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경력의 소유자들이 대거 몰려 W호텔의 인기를 실감케 할 정도였다.

- 강남 호텔가, 막 오른 '강남대전'

서울 강남 호텔가에 전운(戰雲)이 감돌고 있다.

서울 청담동에서 영동대교를 넘어 자동차로 15분 거리인 워커힐에도 W호텔(객실 253개)이 7월 오픈을 예고하고 있고 내년 6월엔 삼성동 코엑스 주변에 현대산업개발이 파크하얏트 (객실 185개)호텔을 들여와 틱첸틸【??두번째로 새롭게 문을 열 예정이다. 파크하얏트는 ‘ 6성급의 최고급 부티크 호텔’이란 명성답게 모든 객실이 스위트 룸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따라서 강남의 핵심 비즈니스 타운인 삼성동을 중심으로 특1급 호텔 들의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되고 있다.



이 지역에는 이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객실 530)개과 코엑스 인터컨(객실 650개) 호텔 등 두 형제가 버티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10월 중저가 호텔인 이비스앰배서더서울(객실 317개)이 문을 열어 둔 상태. 여기에 올 2월 뉴월드호텔이 라마다서울호텔(객실 245개)로 새롭게 옷을 갈아 입고 손님 끌기 경쟁에 나서면서 호텔업계의 ‘강남대전’은 이미 불꽃을 튀기고 있는 상태다. 이 뿐 아니다. 오크우드프리미어 코엑스센터(서비스 레지던스ㆍ객실 280개)가 외국인 장기 투숙객들에 인기를 끌면서 호텔고객 유치 경쟁에 적극 뛰어 들고 있는 데다가 7월에는 W호텔, 내년에는 파크하얏트 호텔 등 특급 호텔이 속속 등장할 예정이어서, 삼성동 호텔가의 ‘강남 대전’이라는 뜨거운 불속에 기름을 쏟아 붓는 형국이다.

가장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는 곳은 인터컨티넨탈 호텔. 지금까지 강남 지역에서 수성(守城)의 입지를 다져 온 이 호텔로서는 바로 길 건너 대각선 위치에 5성급, 그것도 막강한 브랜드력을 가진 파크하얏트가 들어선다는 것 자체가 위협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또 W호텔은 인터컨의 주요 부서 인력들을 스카우트하는 등 벌써부터 공세를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피터 카마이클(44) 인터컨티넨탈호텔 서울총지배인은 “ W와 파크하얏트의 등장은 앞으로 새로운 경쟁체제를 예고하는 것으로 시장에 변화를 불러 일으킨다는 점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이라며 “ 아직 구체적인 대응 전략을 세우고 있진 않지만 조만간 가격과 시설, 서비스 등 우리 상품에 대한 검토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카마이클 총지배인은 “ 고객 중 48%가 다시 우리 호텔을 찾을 만큼 인터컨에 대한 로열티가 높지만 앞으로 벌어질 치열한 시장 경쟁을 감안하면 우리 스스로가 변하지 않을 경우 1위 자리를 유지하기에 어려울 것”이라며 “ 호텔가의 ‘ 강남대전’은 이미 시작됐고, 앞으로 만만찮은 도전이 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사실 전통적인 비즈니스 호텔 성격이 강한 그랜드인터컨의 경우 W보다는 파크하얏트가 직접적인 경쟁 대상이 된다. 리조트 시설을 갖춘 W는 보다 젊은 층 비즈니스맨들과 강남 관광객들을 겨냥하는 코엑스인터컨이 맞대응 상대라는 관측이다. 배선경(40) 쉐라톤워커힐호텔 코퍼레이트 마케팅 부장은 “강남권에서 15분 거리인 W가 고객 유치를 두고 설정한 주요 타깃은 결국 강남권 유동층이 될 것”이라며 “ 강남권 문화의 스타일리시한 트렌드와 리조트 개념이 강한 W의 입김이 과연 강남권에 얼만큼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 것 인지가 승부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W와 쉐라톤워커힐은 앞으로 웨딩 사업 등 연회 사업에도 강한 드라이브를 걸 계획이다. 5월부터 국내 호텔 업계에서 최초로 주 5일제 근무에 들어간 인터컨의 경우 앞으로 벌어질 과감한 시설 투자 경쟁에서 인건비 충당에 대한 부담을 과연 어떻게 만회하는가도 과제로 지적된다. 또 21개 식ㆍ음료장에 대한 ‘집중과 선택’의 정리도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다. 한태숙 인터컨 부장은 “강남권에 위치한 외국기업 관련 고객 등 특 1급 비즈니스 호텔로서의 특화 전략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이 밖에도 국제 회의 등 각종 컨벤션 장소를 제공하는 연회 부문과 웨딩 사업은 이미 서울 최고의 수준에 달해 있는 상황으로 어떤 경쟁에서도 뒤지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 브랜드 이미지 극대화로 돌파구

삼성동에서 테헤란로를 걸쳐 15~20분 정도 거리인 서초동 J.W. 메리어트서울(객실 479개) 호텔과 역삼동 리츠칼튼 등 특1급 호텔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성화 봉송 공식 호텔로 지정된 세계적 호텔체인 J.W.메리어트서울호텔은 6월 7일 성화 봉송의 국내 행사를 서울시와 주관하는 등 W와 파크하얏트의 등장으로 촉발될 시장 변화에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다는 기세로 대응 전략을 준비 중에 있다. 재클린 케네디 J.W.메리어트서울호텔 판촉이사는 “ J.W. 메리어트에 이어 세계적인 브랜드의 호텔이 강남권에 들어선다는 것 자체가 기회이자 치열한 경쟁 시대를 예고하는 것”이라며 “ 이미 4년째에 접어 들었지만 과연 J.W.의 고급화된 브랜드 이미嗤?강남권에 어떻게 구축하고 유지할 수 있을 지 종합적인 대책을 강구 중”이라고 말했다. 메리어트는 아시아 최대 규모인 4,200평의 스파 & 휘트니스 시설을 앞세워 웰빙 트렌드에 맞춘 각종 패키지 프로그램을 강화할 계획이다. 서초동 ‘ 리치(rich) 아줌마’들의 모임 공간으로서 뿐 만이 아니라, 여의도와 시내 중심으로 이어지는 지역적 ‘니치(niche) 마케팅’ 타깃이 얼만큼 효과를 거둘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메리어트 호텔과 같은 체인인 리츠칼튼과 르네상스 호텔 등도 최근 개ㆍ보수를 마치고 손님 맞기에 열을 올릴 태세다. 리츠칼튼 서울은 세계적인 명성의 브랜드력을 국내에서는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다소 부담스러운 입장이다. 호텔 업瓦【??그 동안 리츠가 지역적 특성을 살리지 못한 마케팅 전략을 고집한 것이 문제점으로 진단하고 있다. 또 서울올림픽 시절인 1988년에 오픈한 르네상스는 객실 보수 완료에 이어 6월에 전체적인 리모델링 작업에 들어갈 예정으로 호텔 전체가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다. 이들 호텔들은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그룹이 국내 설립 3년을 맞이 하는 J.W. 메리어트에 대해 ‘ 밀어주기’식으로 프로모션 하는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 다소 불만스러운 표정이다.

논현동 아미가 호텔도 ‘강남 대전’을 앞두고 현재 규모보다 두 배 이상으로 부피를 늘인다는 청사진 아래, 신관 (21층)과 연회장 두 곳(1,000명 이상 수용) 등을 겨냥한 대대적 신축 공사에 착수한 상태다. 내년 6월께 완공될 이 호텔은 객실 260개를 추가해 모두 400실을 갖춘 특급 호텔로 변신을 꾀할 계획이다. 호텔업계의 한 관계자는 “세계 최고의 호텔 브랜드인 ‘포시즌’도 서울 강남권에 첫 진출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며 “앞으로 호텔업계의 ‘강남대전’은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입력시간 : 2004-05-12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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