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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전문대학원] 의학전문대학원 반대대학…왜?
"비싼 등록금 빈곤층 진입 막고 길어진 교육기간도 새 문제
'기득권 대학' 중심으로 교육부 입장에 반기




의학전문대학원을 반대하는 대학측은 의학연구력 저하 등의 이유와 함께 교육정책에 대한 불신도 한몫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대학 도서관 앞. 박철중 기자

의학전문대학원을 둘러싸고 교육인적자원부와 대학들간의 신경전이 드세다. 정부가 1995년부터 추진해오던 의ㆍ치의학전문대학원제를 2002년에 도입했지만, 전국 41개 의과대학 중 4개(가천의대, 건국대, 경희대, 충북대), 11개 치과 대학 중 5개 대학(경북대, 경희대, 서울대, 전남대, 전북대)만이 이 제도로 전환해 신입생을 뽑았을 정도로 대학의 반응이 신통치 않은데다가 몇몇 대학은 교육부 입장에 아예 반기를 들고 나섰기 때문이다.

반대 움직임의 선두에 선 학교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아주대 등이다. 정부의 말을 빌리면 이른바 ‘기득권’ 대학들이다. 가만히 있어도 최우수 학생들이 몰려오는 현실적 이점을 놓지 않으려고 의학전문대학원으로의 전환을 반대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 대학의 인기를 감안할 때 의학전문대학원으로 바꿔도 지원자의 수준에는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지원자들의 질 저하 우려는 핵심적인 논점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이들 대학은 왜 의학전문대학원으로의 전환에 반대하는 것일까.

대부분의 반대 대학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소양을 갖춘 인재들이 의료계로 입문할 수 있도록 하고, 인접학문과 연관된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전문대학원제의 기본적 장점은 일단 인정한다. 그러나 정부가 주장하는 장점들은 조목조목 비판하고 있다.

우선 의학전문대학원이 정착하면 대학입시경쟁이 완화되고 대학교육이 정상화 돼 고시낭인이 없어질 것이라는 정부 주장에 대해 서울대 의과대학 한준구 기획실장은 “고3의 입시 경쟁은 완화될 지 모르지만, 오히려 대학교육은 황폐화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보다 다양한 사람들에게 의사의 길을 열어줄 수 있다는 정부 주장에 대해서도 그는 “늘어난 교육기간과 높은 등록금은 빈곤층에게 새로운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의대는 수년 전부터 정원의 30% 정도를 학사편입학으로 채우고 있다. 나름대로 다양한 배경의 인재를 받아들이고 있는 셈이다.

"4년 등록금 8,000만원, 부유층 위한 교육
연세대 의대의 한 관계자도 “한 학기 의학대학원 등록금의 경우 사립대는 국립대의 2배 이상인 900만원 선이어서 4년 등록금만 8,000만원에 이른다”며 “부유층의 자녀들이 아니고선 쉽게 발을 들여놓기 힘든 곳”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교육부의 설명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들 대학이 반대하는 이유는 또 있다.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의사들은 5~6년의 교육과정을 밟으면 의사로 나설 수 있는데 반해,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했을 경우 최소한 2년 이상이 늘어난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학부 4년과 의학전문대학원 4년의 4+4제 의학전문대학원을 나왔을 경우, 여기에 인턴 1년, 레지던트 3~4년, 남자의 경우 군대 3년을 더하면 16년이 걸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나이 스물에 대학에 들어간다고 봤을 때 삼십대 중반은 되어야 의사가 될 수 있는 셈. 그리고 전공자들보다 비전공자들의 입학이 기대되는 만큼, 이 체제가 대학의 연구력 향상과 학문으로서의 의학 발전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이들 대학이 반기를 드는 이유다.

몇몇 대학의 반대도 반대지만, 정부에 대한 불만이 새로운 정책에 대한 반대로 이어지는 듯한 분위기도 연출되고 있다. 아주대의 경우, 애당초 2008년까지 대학들의 의견을 수렴, 2010년에 의학전문대학원 제도의 도입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한 정부가 서둘러 도입한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 시한에 맞춰 공청회, 토론회를 열어 학내 여론을 수렴하고 있는 과정에 이처럼 밀어붙이기식으로 나와 당혹스럽다는 것이다. 여기에 정부가 의학전문대학원 전환 여부를 BK21사업 및 법학전문대학원 승인과 연계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나서자 대학들의 불만과 반대 수위는 더욱 높아지고 있는 양상이다.

대학들의 반발기류가 예상을 웃돌자, 당국에서는 2+4제 도입, 의무장교의 뭐ケ璲?단축, 다양한 장학금 지원 등을 내세운 ‘당근’으로 회유하려는 움직임도 관찰되지만 감정의 골까지 만든 터라, 반대하던 대학들이 쉬 돌아설 것 같지는 않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
사진=박철중 기자


입력시간 : 2005-07-07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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