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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칼럼] ‘우승 없는 10년’견딘 안송이의 위대한 인내

  • 안송이 골프한국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이하 중략)

안송이(29)의 프로 데뷔 10년 만의 첫 우승 광경을 보며 서정주 시인의 애송시 ‘국화 옆에서’가 떠올랐다. 그러나 첫 우승을 거머쥐기까지 안송이의 사연 많은 기다림은 ‘국화 옆에서’에서 읊은 긴 방황과 기다림을 넘어서는 듯하다.시에서는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가을까지 몇 계절에 걸쳐 소쩍새 울고 천둥 치고 가슴 졸이게 하고 무서리 내리지만 한 송이 꽃(우승)을 맺기 위해 기다린 안송이의 10년은 어땠을까 상상하기 쉽지 않다. 우승이 확정된 순간 이후 우승컵을 받아들고 인터뷰를 하면서 그의 두 눈과 볼을 흠뻑 적신 눈물만이 그 긴 기다림에 담긴 고통과 방황의 의미를 알 것이다. 지난 11월 10일 충남 천안시 우정힐스CC에서 열린 KLPGA투어 시즌 마지막 대회 ADT캡스 챔피언십 마지막 라운드에서 안송이가 그렇게 갈망하던 첫 우승의 기회는 잡힐 듯 말 듯했다. 마치 10년 만에 꽃을 피우려면 이 정도의 애태움은 감수해야 한다는 듯이.1타 차 선두로 마지막 라운드를 시작했으나 타수를 줄이지 못하고 파 행진을 이어가던 안송이는 7번 홀(파3)에서 보기를 하며 이가영(20)과 박민지(21)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이후 이가영과 선두 경쟁을 벌이던 안송이는 14번 홀에서 3퍼트로 보기를 하며 공동 선두에서 한 타 차 2위로 밀려났다. 순간 이 홀에서의 파 퍼트 실패로 ‘우승을 못할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다. 이때 우연히 갤러리로 구경 온 전인지(25)를 만났다. 전인지는 그에게 다가와 “언니, 결과는 생각하지 마. 그냥 쳐. 그럼 (첫 우승이) 오겠지”하고 말했다. 전인지의 이 한마디가 ‘우승을 못 할 수도 있겠구나’하는 생각을 날려버리는 효과를 발휘했다. 16번 홀(파3)에서 안송이는 귀한 버디를 잡아내며 다시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2개 홀을 남기고 이가영이 17번 홀(파4)에서 짧은 거리의 파 퍼트를 놓치면서 다시 1타 차 선두가 됐고, 마지막 18번 홀(파5)을 파로 마치면서 최종합계 9언더파 207타로 우승, 10년 동안 이어진 무관의 한을 풀었다. 이가영은 마지막 홀에서도 2.5m 버디 기회를 잡았으나 퍼트가 홀을 빗나가 2위에 만족했다.데뷔 10년, 237개 대회 만에 처음 맛보는 우승이니 안송이가 폭포수처럼 눈물을 쏟을 만도 했다.2008년 KLPGA 회원이 된 그는 그동안 236개 대회에 출전, 182차례 컷 통과하고 38번 톱10에 진입하는 등 우승 기회가 적지 않았으나 마지막 꽃을 피우지 못했다. 준우승 3회가 고작이다.올 시즌은 상승세를 타 효성 챔피언십과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SK네트웍스 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 공동 4위를 했다. 이로써 안송이는 박소연이 갖고 있던 166경기 만의 우승 기록도 깼다. 이 기록은 결코 자랑스런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그의 인내력이 얼마나 대단한가를 짐작할 수 있는 척도로 의미가 있을 것이다.방민준(골프한국 칼럼니스트) news@golfhankook.com

※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주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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