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

부교감신경을 활성화하기 위해 먹으면 좋은 제철 음식을 한 달에 한 번씩 소개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1월에 꼭 먹어야 하는 제철 음식, 굴과 시금치 이야기입니다.

굴, 지금이 제철

굴은 지금이 가장 맛있는 때입니다. 싱싱함이 생명인 굴은 겨울이 제철입니다. 굴은 날씨가 따뜻하면 상하기 쉽습니다. 5~8월은 굴의 산란기로서 ‘베내루빈’이라는 독성분이 나와 식중독을 일으킬 염려가 있습니다. 굴은 수분이 많다 보니 식중독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기도 합니다.

굴은 어린이나 노약자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식품입니다. 흡수율이 높고 소화가 잘 됩니다. 환자의 체력 회복에도 좋습니다.

굴은 ‘바다의 우유’라는 별명답게 완전식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단백질 함량은 우유보다 많고 각종 비타민, 철분, 요요드, 칼슘, 망간 등의 무기질이 풍부해서 겨울철에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과 미네랄을 충분히 보충할 수 있습니다.

굴은 예로부터 최고의 천연정력제로 주목받아 왔습니다. 글리코겐과 아연 성분이 남성의 에너지를 넘치게 하고 남성호르몬을 활성화하기 때문입니다. 피부미용에도 효과적인데요, 멜라닌 색소를 분해하는 성분과 비타민 A가 풍부해 살결을 희고 곱게 만들어줍니다.

생굴은 씻지 않은 상태로 냉장실에 보관하고 5일이 지나기 전에 먹어야 합니다. 먹기 전에는 반드시 씻어내야 하는 데요, 굴을 씻을 때는 차가운 물에 소금을 약간 풀어서 가볍게 흔든 뒤 껍질과 잡티를 골라내고 헹구듯이 가볍게 두세 번 씻어서 소쿠리에 건져내야 합니다. 맹물에 굴을 씻으면 몸이 풀어지고 단맛이 빠져나가 밋밋하게 됩니다. 수용성 영양분도 씻겨 나갑니다.

레몬은 굴과 궁합이 좋은 식품입니다. 레몬은 굴이 빨리 상하는 단점을 보완해줍니다. 레몬즙을 굴에 떨어뜨리면 레몬의 구연산이 식중독을 일으키는 세균의 번식을 억제하는 살균 효과를 냅니다. 철분 흡수율도 높아집니다.

겨울에 시금치 많이 드세요

시금치
시금치

시금치는 내한성(耐寒性)이 강해 서늘한 기후에서 잘 자라는 채소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사철 접할 수 있지만, 특히 겨울을 막 넘긴 이른 봄에 가장 신선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포항초’라고도 부르는 재래종 시금치는 뿌리 쪽이 붉고 잎이 뾰족한 특징이 있습니다. 잎이 크고 색이 검푸른 서양종보다 맛과 영양이 뛰어납니다.

세계적으로 널리 식용돼 세계 10대 채소 중 하나로 꼽히는 시금치는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해 ‘임금님 채소’로도 불립니다. 시금치는 우리 몸에 필요한 비타민 A, B1, B2, C, 섬유질, 요오드 등이 풍부하고 단맛도 강합니다. 무기질도 풍부하고 베타카로틴과 엽산도 다른 채소에 비해 많이 포함된 편입니다.

한의학에서는 시금치가 위장의 열을 내리고 술독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으며 건조한 피부에 윤기를 살려준다고 보고 있습니다. 또 배변 시 피가 나오거나 변비가 생겼을 때 먹으면 지혈 작용과 통변작용(배변을 돕는 작용)을 동시에 해결해 준다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시금치에는 엽산(葉酸, folic acid)이 아주 많이 들어 있습니다. 체내에 엽산이 부족하면 기형아 출산의 위험이 올라가고, 중풍, 치매, 심장병 등의 발병이 늘어납니다. 또 기분을 즐겁게 하는 신경전달 물질인 세로토닌의 생산이 줄어서 불면이나 불안 증상이 나타납니다.

시금치는 이런 증상들을 예방합니다. 엽산은 기형아 출산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으며 뇌중풍, 치매, 심장병 등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데, 이 엽산 성분이 시금치에 다량으로 들어 있습니다.

엽산은 항암 효과도 있다는 연구결과가 매년 발표되고 있습니다. 주로 폐암, 위암에 효과적이라는 것입니다. 이 외에도 시금치는 강력한 발암 억제물질인 엽록소도 듬뿍 들어 있습니다. 베타카로틴을 비롯해 자연계에 존재하는 항산화 성분인 카로티노이드도 다량 함유된 항암식품입니다.

시금치는 눈의 건강과 직결되는 성분인 비타민 A를 채소 중에 가장 많이 함유하고 있습니다. 비타민은 식품으로 섭취하는 것이 약보다 좋은데, 시금치 줄기보다는 잎사귀에 많이 들어 있습니다. 또한 시금치를 많이 먹으면 먹을수록 혈액 성분의 근원인 엽록소가 풍부해져서 피를 맑고 정갈하게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리고 시금치에는 뇌 신경세포의 퇴화를 막는 항산화 물질이 있어 뇌의 노화 현상을 효과적으로 예방합니다. 이는 시금치의 항산화 성분이 건강에 해로운 ‘유해 산소’의 생성을 억제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시금치에는 사포닌과 양질의 섬유소가 들어 있어 변비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시금치 뿌리에 들어 있는 구리와 망간은 인체에 유독한 요산을 분리·배설시키는 작용을 합니다.

추위로 움츠러들게 되는 요즘, 굴과 시금치로 영양 가득하고 건강을 지키는 겨울 보내시길 바랍니다.

*부교감신경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인공 첨가물, 화학조미료가 들어가지 않은 자연 식재료를 먹는 것, 그리고 되도록 제철에 난 음식을 많이 먹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철 음식은 가장 맛이 좋은 때에 먹을 수 있는 음식입니다. 영양과 효능의 측면에서 가장 좋은 타이밍에 먹는 장점도 있어 부교감신경을 활성화하는데 최고의 음식입니다.

 

● 정이안 한의학 박사 프로필

한의학박사, 정이안한의원 원장이며, 자율신경연구소 원장이고, 동국대학교 외래교수이다. 저서로 생활습관만 바꿨을 뿐인데, 직장인건강 한방에 답이 있다, 몸에 좋은 색깔음식 50 등 다수의 책을 썼다.

 


정이안 한의학 박사 weeklyhk@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