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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핵] 양강도 폭발 미스터리
구름 걷혔지만 의혹은 여전
발전소 발파공사로 일단락 분위기
일부선 '중국의 의도적 폭발설'제기




9월 15일 아리랑 1호가 촬영한 양강도 후창일대의 위성사진(오른쪽)과 4년 전의 동일지역 사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북한 양강도 ‘폭발설’은 과연 단순한 해프닝인가? 1주일간 국내외 언론을 떠들썩하게 했던 양강도 김형직군 폭발설은 관련국들이 ‘사실무근’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서 결국 정부의 정보력 부재와 언론의 호들갑이 빚어낸 해프닝으로 막을 내리고 있다. 이봉조 통일부 차관은 9월17일 “정보당국이 폭발 징후가 있었던 것으로 의문시했던 지역에서는 폭발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마침표를 찍었다.

그렇다고 ‘양강도 파문’ 의 의혹이 완전히 가신 것은 아니다. 폭발 지점이 김형직군이 아니라 삼수군으로 새롭게 밝혀진데다 군사 위성으로 500km 이상의 상공에서 15cm 크기 물체까지 알아본다는 미국이 지역조차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북한 설명에 동의한 점, 콘돌리자 라이스 미 백악관 안보담당보좌관의 ‘모종의 화재 가능성’ 언급, 가장 근접한 정보를 가진 중국의 침묵 등이 양강도 폭발설에 여전히 의문부호를 남겨두고 있다.

‘폭발설’의 단초는 9월9일 한반도 상공을 지나던 아리랑 위성이 김형직군 월탄리 부근의 연기 같은 구름을 촬영한데서 비롯됐다. 국가안전보장회의는 12일 회의를 거쳐 폭발 징후가 있다고 브리핑해 문제가 확대됐다.

당시 미국에서는 뉴욕타임스 등이 ‘옥토버 서프라이즈’(October Surprise: 10월 충격설), 즉 북한이 미 대선전인 10월께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가설을 제기하고 있던 상황이어서 양강도 폭발설은 걷잡을 수 없는 파장을 몰고 왔다. 국내외에서 ‘핵실험설’이 강력하게 제기됐고 사고지점에서 ‘버섯구름’이 목격됐다는 주장은 그러한 의혹을 더욱 부추겼다.


- "발전소 건설과 무관한 사고"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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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핵실험설은 폭발 추정 지역이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김형직군이어서 실험의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한계와 한국과 중국 등에서 핵실험시 필수적으로 발생하는 방사성 물질이 탐지되지 않았던 점에 비춰 설득력이 떨어졌다. 미국 콜린 파월 국무장관도 9월12일 ABC방송의 ‘디스위크’에 출연, “핵 관련 사건이었다는 징후는 없다”고 부인했다.

양강도 폭발설을 둘러싼 논란은 9월13일 북한 백남순 외무상이 때마침 방북 중이던 빌라멜 영국 외무차관에게 “수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산악 발파작업”이라고 해명했고 이것이 BBC방송을 통해 전 세계에 알려지면서 진정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파월 장관은 14일 “우리가 본 것과 일치한다”며 ‘발파공사’ 설명을 받아들였고, 국정원은 문제의 버섯구름이 “자연구름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해 북한의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북한은 16일 평양주재 7개국 외교관에게 수력발전소 건설현장인 삼수군을 공개하고 “9월 8構?9일 두차례 발파작업을 했다”고 설명, 폭발설의 실체를 입증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러나 북한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이나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 중에는 북한의 해명이나 미국의 반응, 중국의 태도 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양강도 파문’의 본질을 전혀 다르게 해석한다. 부친이 1940년대초부터 김일성 주석과 막역한 관계를 유지, 북한 최고위층과 깊은 선이 닿아 있는 조선족 A씨는 ‘양강도 파문’에 대한 삼수군 수력발전소 폭파설에 회의적인 입장이다.

그는 “백남순 외상이 (양강도 폭발설에 대해)수력발전소 발파작업 얘기를 할 때 ‘거짓말’로 여겼다”고 말했다. 양강도에 수력발전소를 건설한다면 최소 한달 전부터 관영언론을 통해 대대적인 선전을 했을텐데 그런 선전이 없었고, 김형직군은 수력발전소를 건설하기엔 부적합하다는 것이다.

백남순 북한 외무상이 북한을 방문한 빌라멜 영국 외무차관과 악수를 하고 있다.

A씨는 “幄?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심정이 지난 4월 중국을 방문했을 때와 같은 상태라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김 위원장이 에너지와 식량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중국측으로부터 수모를 당한 얘기를 전했다. 그에 따르면 최근 김 위원장의 중국에 대한 불만이 양강도 폭발설과 무관하지 않고 북한 군부 역시 중국에 강한 불만을 갖고 있다는 전언이다. 그러나 “왜?”냐는 질문엔 구체적인 답을 피했다.

이와 관련 박정희 시대 정보통으로 얼마전 중국 단둥(丹東)을 다녀온 대북 전문가 L씨는 중국 소식통을 통해 양강도 폭발설에 대해 전혀 다른 소식을 접했다고 한다. 그에 따르면 ‘폭발설’은 수력발전소와 관계없는 ‘사고’이고, 그 지점도 삼수군이 아닌 양강도 김형직군 연포 인근이라는 것이다. 연포 일대는 북한의 미사일 기지가 있는 곳으로 4년전부터 6군단에서 9군단이 관장하고 있다고 한다.

A씨와 L씨의 견해를 종합하면 양강도 폭발설은 수력발전소 건설과 무관한 ‘사고’이고 중국의 입김이 직간접으로 관여됐다는 결론에 이른다. 이에대해 중국에 정통한 국제문제 전문가는 “그것(AㆍL씨의 전언)이 사실이라면 북한이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미사일 실험을 하는 것을 막기 위해 중국이 고도의 선수를 썼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즉 미 대선 후 집권 정부(특히 부시정부)가 대북 압박정책을 쓰지 말 것을 경고하는 의미에서 북한이 미사일 실험이나 핵실험을 결행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것이 현실화할 경우 대만이 (중국으로부터의)독립을 주창하며 핵무장에 나설 수 있어 중국으로서는 사전에 ‘비상조치’를 취해야하는 상황에 있었다는 것이다.


- 대만 핵무장 차단위한 '중국의 선수'?

군사전문가 배진수 박사(국제분쟁론)는 “중국의 최우선 순위는 북한이 아니라 대만”이라며 “미국은 북한 핵을 해결하기 위해 부득이 군사조치를 취할 경우 중국의 간섭을 차단하기 위해 대만 카드를 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장훈 국제문제 애널리스트도 “북한 핵이나 대만 문제는 미국 중심의 ‘1국주의’와 중국의 ‘다자주의(또는 포위전략)’의 파워게임에서 종속변수로 북한과 대만은 미ㆍ중 두 강국에게 ‘선택의 문제’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천수이볜 대만 총통은 오는 12월 총선을 계기로 대만 독립을 강력히 추진할 것을 천명한 상태고 중국은 이를 무력화하기 위한 전제로 북핵 문제가 악화되는 것을 방지하고 있다. 지난 4월 중국을 방문한 김정일 위원장이 수모를 당한 것은 북핵을 고집하다 중국측으로부터 비판을 받은 것이고, 양강도 파문이 불거질 무렵인 9월10일 중국 리장춘 정치국 상무위원이 평양을 방문해 김 위원장을 만난 것은 북핵 문제를 6자회담의 틀에서 완화시키기 위한 행보였다.

정부가 양강도 폭발설을 제기한 9월12일, 부시행정부는 북한의 핵실험 준비 징후를 일부 포착하고 예의주시하고 있음을 밝혔다. A씨ㆍL씨를 포함한 북한 전문가들의 견해를 종합하면 북한은 대선을 앞둔 미국을 겨냥해 양강도 김형직군 미사일기지에서 노동1호나 대포동1호를 능가하는 미사일 발사 계획을 추진하고 있었고, 이를 감지한 중국이 대만 문제(핵무장 등)가 불거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지하 연료 저장 장소를 폭파했다는 가설이 성립하게 된다.

북한 사정에 누구보다 밝은 중국이 엄청난(?) 사건에 침묵으로 일관하고 북한의 핵이나 미사일을 제어하려는 미국 입장에선 설령 중국이 ‘폭발설’의 배후라 하더라도 지지를 보낼 상황이어서 양강도발 해프닝은 뒤집혀질 가능성이 없어 보灌?



박종진 기자 jjpark@hk.co.kr  


입력시간 : 2004-09-23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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