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로 활동하면서 받았던 질문 중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접종 후유증과 치료 후유증에 대한 내용이 많았습니다.
그중에서 ‘코로나19 치료 후에 갑자기 무월경이 됐다’, ‘과다 월경이 생겼다’라는 식의 월경과 관련된 증상을 호소하는 분들이 있었는데요. 주요 질문과 이에 대한 제 답변을 정리해봤습니다. 치료에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백신 접종 후부터 무월경 8개월째입니다. (22세 여성)
미국에서 유학 중입니다. 작년에 여기서 화이자 백신으로 3차까지 접종했는데요. 작년 여름 3차 접종 이후로 지금까지 월경을 못 하고 있어요. 원래부터 2~3개월에 한 번 정도 월경을 하는 등 생리불순이 있었지만 이번처럼 8개월이나 안 한 적은 처음입니다. 미국의 산부인과에서 진료를 받기도 했지만 별다른 방법이 없이 기다려보라고만 하니 내심 답답합니다.
백신 접종 후에 한 달에 두 번 생리해요 (35세 여성)
평소 생리 주기가 정확하고 별문제가 없었는데요. 백신 접종 이후부터 한 달에 두 번 생리를 하고 중간 중간 약간씩 하혈도 하고 있어요. 병원에서는 검사해봤는데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합니다. 이런 일이 예전에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불안합니다. 언제 생리가 터질지 알 수 없어서 조마조마해요. 답답한 마음에 검색해서 찾아보니까 자율신경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고 해서 질문을 드립니다.
코로나19 치료 후 과다월경 (25세 여성)
제가 지난봄에 코로나19 확진으로 자가격리 치료를 받았는데 그때부터 생리 양이 너무 많아졌습니다. 외출이 힘들 정도예요. 그리고 생리 기간 동안 평소보다 몸 상태가 심하게 안 좋고 너무 피곤해요. 심장이 두근거리고 잠도 안 오고요. 병원에서 자궁 초음파, 복부 CT 검사 다 해봤는데, 이상이 없다고 하니 더 답답합니다. 지난달에는 산부인과를 찾아가 지혈 주사를 맞았는데요. 병원에서는 코로나19 후유증인지는 정확히 알 수가 없고 앞으로도 증상이 어떻게 될 것인지도 알 수 없다고 말해 걱정됩니다.
여성 건강의 바로미터, 월경
여성의 월경은 임신하지 않은 상태를 드러내는 생리 현상이면서 또 다른 한편으론 그보다 더 큰 의미도 갖고 있습니다. 규칙적이고 정상적인 월경은 여성의 몸 상태 전반을 진찰하는 바로미터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한의학에서는 가임기 여성을 진찰할 때 어떤 병증이든 생리 주기와 생리량, 그리고 생리통, 월경 전 증후군 등의 상태를 꼼꼼히 체크하는 것을 진찰의 기본으로 삼고 있습니다.
개인별 건강 상태에 따라 증상의 정도가 다르기는 하지만, 보통 여성은 생리 기간과 생리 전후로 정서 불안, 긴장, 초조감, 우울감, 분노, 피로, 불면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체내 수분을 축적하고 전해질에도 변화가 생겨 몸이 붓거나 복부가 팽만합니다. 체중이 증가하면서 어지럽고, 손발이 떨리거나 감각 이상을 느낄 수도 있고요. 식욕의 변화가 생기기도 합니다.
이런 변화는 여성 호르몬의 작용 때문입니다. 그리고 여성 호르몬과 대사순환은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자율신경의 영향을 받고 있죠.
무월경 과다월경, 자율신경 치료해야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코로나19를 앓고 난 뒤로 여성 호르몬의 흐름에 문제가 생긴 여성들이 많습니다. 자율신경이 교란되면서 월경의 주기와 양에 변화가 나타납니다. 무월경이나 과다 월경처럼, 주기가 틀어지고 양이 변하는 것입니다.
월경은 가임기 여성의 건강 상태를 알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현상입니다. 월경 주기가 변했다면 자율신경 교란과 상관없는 다른 질병의 증후는 아닌지 병원 검사로 확인해야 합니다. 그러나 앞선 여성들 사례처럼 여러 병원 검사에서도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면 자율신경의 문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경우는 전문가와 상의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한의에서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나 코로나19를 앓고 난 후에 발생하는 무월경 또는 과다월경의 원인을 자율신경기능 문제로 보고 자율신경의 균형을 맞추는 원인치료를 진행합니다. 대사 순환을 돕고 교란된 자율신경의 균형을 맞추는 한약을 처방하고, 신진대사를 촉진하며 면역을 보충하는 효능이 있는 약침을 시술합니다.
 |
|
● 정이안 한의학 박사 프로필
한의학박사, 정이안한의원 원장이며, 자율신경연구소 원장이고, 동국대학교 외래교수이다. 저서로 생활습관만 바꿨을 뿐인데, 직장인건강 한방에 답이 있다, 몸에 좋은 색깔음식 50 등 다수의 책을 썼다. |
정이안 한의학 박사 weeklyhk@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