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로 활동해 오면서, 받았던 질문들 중에서 전신 여기저기가 심하게 아픈데 검사해도 원인을 알 수가 없고, 진통제도 효과가 없다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안 아픈 데가 없다는 전신 통증을 호소하는 분들의 질문과 제 답변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치료에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온 몸이 얻어맞은 것처럼 무겁고 아파요 (55세 여성)

이유도 없이 몸이 심하게 무겁고, 온몸이 얻어맞은 것처럼 아파요. 진통제를 먹어도 전혀 효과가 없어요. 너무 심하게 피곤해서 밤 9시만 되면 쓰러져서 자야 되는데, 밤새 자다 깨다 하면서 깊이 자지도 못하고 있어요. 지난 몇 년 동안 좋다는 건 다 먹어보고, 유명한 병원은 다 다녀봤지만 하나도 효과가 없었어요.  

척추 통증이 너무 심한데 진통제도 안 들어요 (42세 여성)

제가 척추 통증이 심한지는 10년이 넘었는데, 그동안 병원에서 디스크 검사부터 안해 본 검사가 없지만, 가는 병원마다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진통제만 처방해주는데요, 진통제 먹어도 전혀 차도가 없어서 답답합니다. 너무너무 등이 아파서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을 정도라고 했더니, 이제는 수면제까지 처방을 해주더라고요. 제가 꾀병도 아니고, 너무너무 아픈데 방법이 없으니 정말 힘들어요.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들로 힘들어요 (28세 여성)

올해 초부터 갑자기 온 몸이 아프기 시작했는데, 점점 통증이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병원에서 약을 지어 먹어도 효과가 없습니다. 심한 통증은 아니지만 온몸이 계속 아파요. 요즘은 식은땀도 나고 등 전체가 시리고 춥습니다. 내과, 신경과, 신경외과, 류마티스 내과, 내분비 내과 등을 다니면서 온갖 검사를 다했습니다. 다 모르겠다는 말뿐입니다. 정신과 약도 먹어봤지만 효과가 없었어요. 한의원도 여러 군데 다녔지만 차도가 없습니다.  그동안 병원, 한약 안 해본 게 없네요...

통증의 원인을 알 수 없는 증상 다양

‘꾀병이 아닌가’라고 할 정도로 검사로 이상이 나타나지는 않는데, 심한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검사로 알 수 없다고 해서 통증이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니, 통증을 느끼는 사람만 꾀병 취급을 받기 딱 좋은 경우이지요. 일반적인 통증이라면 진통제 복용이 효과가 있어야 하지만, 진통제도 효과가 없는 통증인 경우는 처방하는 의사도 난감할 수밖에 없어 대개는 자율신경의 문제이니 정신과로 가보라는 권유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증상은 분명히 존재하는데, 뚜렷한 원인이나 신체 이상을 찾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진통제가 아니라 안정제나 진정제, 항우울제 등의 정신과 약을 먹어서 약효 지속시간 동안이라도 통증이 호전된다면 통증의 원인은  근육이나 인대, 신경 이상에서 생긴 것이 아니라 스트레스나 마음의 문제에서 온 것이라는 증거입니다. 대개는 원인 모를 통증 외에도 소화기 증상, 수면장애, 피부트러블, 불임이나 발기부전, 불감증 등의 성적인 증상까지 다양한 이상 증상을 호소합니다. 

원인 모를 온 몸 통증, 자율신경 점검하세요

이런 다양한 증상들이 함께 생기는 이유는 심리적인 불안, 부정적인 감정 등의 스트레스가 신체의 통증으로 나타나기 때문인데, ‘심신증’(心身症) 또는 ‘신체화 증상’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뇌와 몸은 자율신경 통로를 통해 연결되어 있어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근심걱정, 불안한 긴장감 등의 심리 상태가 지속되면 뇌파의 영향이 바로 척추를 따라 분포된 자율신경을 통해 온 몸과 말초까지 전달됩니다.

스트레스로 인해 긴장과 흥분을 주관하는 교감신경이 과항진되면, 통증에 민감해지고 소화장애, 수면장애, 배변문제, 성기능의 문제 등등 다양한 전신 증상들이 연쇄적으로 일어나게 됩니다. 그래서 이런 경우 자율신경기능을 먼저 점검해보고 검사 결과와 진찰 결과에 따라 치료계획을 세우는 것이 현명합니다. 

한의 치료는 ‘수승화강’(水升火降: 건강한 신체 순환의 상태로, 상체는 시원하고, 하체와 말초는 따뜻하게 조화를 이루는 상태)을 이루도록 돕고, 자율신경의 균형을 회복하는 한약과 약침으로 치료하게 됩니다. 

 

 

● 정이안 한의학 박사 프로필

한의학박사, 정이안한의원 원장이며, 자율신경연구소 원장이고, 동국대학교 외래교수이다. 저서로 생활습관만 바꿨을 뿐인데, 직장인건강 한방에 답이 있다, 몸에 좋은 색깔음식 50 등 다수의 책을 썼다.


정이안 한의학 박사 weeklyhk@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