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로 활동해오면서 받았던 질문들 중 덥지도 않은데 남들보다 유난히 땀을 줄줄 흘린다고 질문하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 중에서 손에만 땀이 흥건하다, 발에만 땀이 축축하다, 온몸에서 땀이 줄줄 비 오듯이 흐른다, 머리에만 땀이 줄줄 난다, 얼굴만 땀이 난다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분들의 질문과 제 답변을 정리해보았습니다. 치료에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얼굴과 머리에서 땀이 비 오듯 쏟아져요 (50세 여성)

몇 해 전 여름부터 시작된 땀으로 너무 고생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여름이라 그렇겠지 했는데, 추운 날에도 잠깐 난방을 틀면 얼굴과 머리에서 땀이 비 오듯 쏟아집니다. 화장한 얼굴이 번질 정도여서 매번 얼굴을 휴지로 닦아내는데, 사람 얼굴을 쳐다보기가 민망할 정도예요. 이제는 대인기피증까지 생길 정도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올해로 50살이 되었지만 아직 폐경전인데 곧 폐경이 될 것처럼 생리량이 확 줄었고, 생리주기도 점점 앞당겨지고 있어요.

온몸에 땀이 줄줄 흐르고 피곤해요 (40세 남성)

2년 전 사업 스트레스가 있고 난 이후부터 지하철 탈 때나 사람 많은 곳에 가면 식은땀이 심하게 나고, 불안한 증상이 심해집니다. 그래서 지하철이나 사람 많은 곳엘 가질 못하고 있고요. 이렇게 식은땀이 나고 불안한 증상이 심하면 온몸에 비 오듯이 땀이 흐릅니다. 그렇게 외출하고 집에 오면 완전히 탈진해서 쓰러져 자야 되요. 2년 동안 정신과 약을 먹고 있는데, 증상이 별로 좋아지질 않고 그대로고요. 답답한 마음에 검색해서 찾아보니까 자율신경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고 해서 질문드립니다.

손발이 땀으로 항상 축축해요 (25세 여성)

제가 항상 손이 차고 땀이 많이 나서 축축해서 사람들 손 잡는 게 싫습니다. 그리고 발에도 땀이 너무 나는데, 하루에 양말을 3-4번 갈아 신어야 할 정도고요, 항상 양말을 여러 켤레 가지고 다녀요. 그래서 신발이 항상 눅눅합니다. 손발에 땀이 나는 것 때문에 병원도 정말 많이 다녔어요.

땀이 심하게 나는 다한증

땀의 조절은 땀샘이 한다기보다는 자율신경 기능에 속하는 영역입니다. 그러니 손발, 얼굴 그리고 그 외의 국소 부위 또는 전신에 땀이 심하게 많이 나는 경우라면 자율신경 기능에 이상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증상은 주로 땀이 손이나 얼굴 등과 같은 신체 한 부분에만 지나치게 많이 나거나 온몸에서 줄줄 흐르기도 하고 아예 땀이 나지 않는 증상들이 나타나게 됩니다.

그리고 특히 평소는 괜찮은데 사람 많은 곳에 가거나 불안하고 긴장되면 교감신경이 항진되면서 바로 땀이 축축하게 나거나 비 오듯이 흐르게 됩니다. 여성의 경우는 갱년기 때 완경과 함께 호르몬 공급이 중단되고 자율신경의 균형이 깨어지면서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이 온 몸에 비오듯 땀이 쏟아지는 증상이지요.

체질적으로 교감 항진이 되어있는 사람도 물론 있지만 위의 사례들처럼 스트레스 환경이나 성장환경, 그리고 갱년기, 임신 출산 등을 겪은 뒤에도 갑자기 다한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다한증, 자율신경 치료해야

국소적으로 땀이 많이 나는 경우 국소 부위의 교감신경을 절제하는 수술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교감신경은 척추를 따라온 몸에 분포돼 있어 절제하지 않은 교감신경을 따라 다른 부위에 땀이 나는 보상성 다한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수술은 완전한 치료법이 아닙니다.

그리고 검사와 진찰을 통해 특정 질병의 이차적인 증상으로 나타나는 다한증인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으니 전문가와 상의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한의에서는 땀 분비의 원인을 자율신경 기능 문제로 보고, 자율신경의 균형을 맞추는 원인치료를 진행합니다. 심신을 편안하게 하며 기혈순환을 돕는 한약으로 교감신경의 과도한 긴장을 풀어주는 처방을 합니다. 그리고 자율신경 기능의 회복을 돕고 신진대사를 촉진하며 면역을 보충하는 효능이 있는 약침을 주기적으로 시술하여 자율신경 밸런스를 맞추는 치료도 진행하고, 침, 뜸 치료를 통해서 기혈순환의 개선과 다양한 심신의 부조화를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하는 치료도 병행합니다.

 

 

 

 

● 정이안 한의학 박사 프로필

한의학박사, 정이안한의원 원장이며, 자율신경연구소 원장이고, 동국대학교 외래교수이다. 저서로 생활습관만 바꿨을 뿐인데, 직장인건강 한방에 답이 있다, 몸에 좋은 색깔음식 50 등 다수의 책을 썼다.


정이안 한의학 박사 weeklyhk@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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