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특산물로 웰빙식사, 밤이면 야외무대서 환상의 공연관람
[여름휴가] 자연·문화 향기 그윽한 펜션의 '호사' 지역 특산물로 웰빙식사, 밤이면 야외무대서 환상의 공연관람
김영민(42ㆍ서울 노원구) 씨는 2년 전 8월, 아이들과 함께 용문산 야외극장(경기도 양평군 소재)에서 뮤지컬 ‘한여름밤의 꿈’을 보고 지낸 여름 휴가를 아직 잊지 못하고 있다. 세익스피어 원작을 우리식으로 각색해 춤과 노래, 마술을 섞어 만든 작품에 어른은 물론 아이들도 즐길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한여름 밤의 야외공연은 말 그대로 환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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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되는 요즘 문화와 휴식이 결합된 웰빙 휴가가 각광 받고 있다. 가는 곳마다 인산인해를 이뤄 ‘휴가철이 아니라 고생철’이라는 말이 일반화된 터에 연인과 가족들로부터 점수를 따고 특별한 추억도 만들 수 있는 잇점 때문이다. 지자체마다 그러한 형태의 휴가 코스를 운영, 개발하고 있지만 지난 2002년부터 시작된 경기도 양평 용문산 야외공연과 문화체험을 겸한 1~2박 일정의 웰빙 휴가가 널리 알려져 있다. 서울 도심에서 가까운데다 지자체의 치밀한 준비와 지원, 공연 기획사의 노하우가 조화를 이룬 결과다. 용문산 야외공연장이 완공된 것은 2002년. 한택수 양평 군수는 “야외공연을 매개로 관광객이 꾸준히 증가해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는 것은 물론이고, 양평군을 알리고 지역민들에게 문화적 자긍심을 심어 주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도 야외공연과 연계된 사업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2002년 8월부터 2005년 6월 말까지 지자체 자체와 기획사(쎌인터내셔널)의 50회 가까운 공연에 참석한 관객은 무려 10만 여명에 이른다. (기획사 총 22회 공연, 총 입장객수 46,500명) 쎌인터내셔널 송은정 이사는 “입장객을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이 약 85%, 기타지역이 15% 가량 된다”며 “30, 40대의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관객이 압도적으로 많다”고 말했다. 관객의 약 30~40%는 양평에서 하루를 체류하는데, 여름 휴가철에는 1박을 하는 경우가 배 이상 늘어난다는 설명이다.
지자체·지역민·문화단체 손잡아 지난 6월 용문산 야외 극장에서 열린‘대니정 색소폰 콘서트’를 관람하고 근처 펜션에서 1박을 한 노민정(31ㆍ서울 강남구) 씨는 “친구들과 일찍 도착해 천년된 은행나무와 용문사 등을 둘러보고 야외에서 산채정식과 맥주를 겸한 색다른 경험을 하고 나서 공연을 봤다”면서 “다음날 아침 산음계곡에서의 산림욕과 허브 농장에서의 다양한 풀향기가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노 씨는 “공연도 좋았지만 주변 관광과 특히 어린이들이 문화체험을 할 수 있는 시설들이 있어 여름 휴가를 보내기에 적합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음달 6일부터 8일까지는 ‘2005 경기도방문의 해’를 기념해 양평군 양수리 체육공원에서 ‘세계야외공연축제’가 열린다. 양평ㆍ가평ㆍ구리ㆍ남양주 4개 시ㆍ군이 참여하는 행사에는 일본의 유명 극단인 신주쿠 양산박, 중국 소림사무예단, 국내 배우 겸 연출가인 장두이의 원숭이 ‘빨간 피터’등이 선보인다. 한여름 지친 심신을 달랠 뿐 아니라 문화적 체험과 가족ㆍ연인의 점수까지 얻을 수 있는 색다른 웰빙 휴가를 떠나보는 게 어떨까.
입력시간 : 2005-07-14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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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기자 jjpark@hk.co.kr